대화가 아니라 훈계다.
가르치는 말투는 피곤하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말을 잘 듣는 사람은 드물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무의식중에 말하기로 사람을 컨트롤하려 한다. 듣는 사람은 피곤하다. 상대는 듣는 걸 가장한 일방 통행을 시작한다.
“그러니까 말이야~”, “그건 말이지~”, “내 말 좀 들어봐.” 이런 말을 꺼내는 순간, 대화는 평행선을 걷기 시작한다.
가르치려 드는 말투는 보통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다. 좋은 의도로 한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의도와 상관없이 상대에게 ‘윗사람’처럼 보이게 만들고, ‘지적당했다’는 인상을 남긴다.
아래 항목 중 해당되는 게 4개 이상이라면, 당신은 '가르치려 드는 사람'이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말을 자주 한다.
- 상대가 말하는 도중 “그게 아니라~” 하고 끊은 적이 있다.
- 설명하다 보면 말이 길어지고, 상대가 피곤해 보인다.
-"내 말이 틀렸어?"라는 말을 자주 한다.
- 조언을 해줬는데 고맙다는 말이 없으면 섭섭하다.
- 누구 얘기만 들으면 ‘그건 이렇게 해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 말투가 다정하지 않다는 얘기를 들어봤다.
- 누군가 실수하거나 몰라할 때 “그걸 왜 몰라?”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사람은 대부분 의욕이 많고 경험도 많다. 문제는, 그걸 다 쏟아내고 싶어 한다는 데 있다.
이 말투의 무서운 점은, 아무리 좋은 취지에서 한 이야기라 한들 어김없이 상대의 기분이 상해버린다는 것이다.
예: “그건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야. 이게 정석이야.”
→ 설령 정답이어도,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비난을 받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나는 맞고, 너는 틀렸다는 어투는 상대방의 선택에 대한 평가이자 지적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나는 너 같은 실수는 안 했어.”
“그건 내가 예전에 겪어봐서 아는 거야.”
“그런 거 몰라서 어떻게 사회생활 하냐?”
비난을 섞은 조언은 훈계로 들린다. 말에 위계가 깃들어 있어 듣는 사람이 위축된다. 모욕감이 앞서기 때문에 조언의 본래 목적이 사라진다.
“그러니까 말이지~ 내가 옛날에 어떻게 했냐면…”
→ 상대는 3초 만에 눈을 반쯤 감는다. 뇌는 전원 OFF 모드로 들어간다.
자신의 과거를 과시하며 매우 자세하게 설명하는 이 말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더 낫다’는 의식을 드러낸다. 대화가 아닌 지시, 피드백이 아닌 자기 자랑처럼 들린다. 결국 상대방은 귀를 닫게 된다.
내가 알고 있는 걸 누군가 모른다는 게 불편한 사람. 답을 알고 있으니 참을 수가 없는 사람. 이런 사람은 ‘정보’를 줬으니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은 정보보다 감정을 먼저 기억한다. 하지만 상대방이 원치않는 조언에서 모멸감을 느꼈다면, 감사를 듣기는 커녕 뒷말을 듣게 될 것이다.
경험 많은 사람이 실수하는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 싶어진다. 문제는 그 방식이다. 도와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너랑 다르게 나는 잘해왔다’는 자부심이 깔려 있다. 이 자부심이 말투에 드러나면, 듣는 사람 입장에선 '기분 나쁜 충고'로 들린다.
예: “그건 이렇게 해야 돼.” X
“혹시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 O
조언보다 제안이 덜 부담스럽다. 질문은 판단하지 않는다. 질문으로 행동을 유도하면 상대방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움직였다고 생각하게 된다. 자율성과 상대의 판단을 존중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 “너는 그걸 왜 그렇게 해?” X
“나는 그럴 땐 이렇게 했던 것 같아.”O
‘I-Message’는 비난하지 않고, 내 경험을 나눈다. 상대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다. 너의 행동을 비난하기 보다는 나의 경험을 짧게 나누는 것이 핵심 포인트이다.
말하고 싶은 순간 입을 닫고, 3초를 세어보자. 그 사이에 “굳이 내가 말해야 하나?”를 떠올려 보자. 대부분의 경우,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이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도와달라’고 한다. 묻지 않은 조언은 대개 참견이 된다. 너무 말하고 싶다면 적어도 물어는 봐주자. “혹시 어떻게 되고 있나 물어봐도 될까?”, "잘 되고 있어?" 이 한마디가 대화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꾼다.
‘듣는 사람’이 진짜 고수다. 상대가 충분히 말하게 두고, 중간에 끊지 말자. 한 번만 더 들어주면 상대는 이미 감동받아 있다.
방법만 바꾸면 잘 알려줄 수 있다.
가르치려 드는 말투는 당신이 몰라서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 잘 알아서 생기는 문제다. 그런데 그 잘 아는 것을 나누는 방식이 문제를 만든다. 대화는 이기기 위한 게임이 아니다. 조언보다 대화, 지적보다 공감이 오래 간다. 누군가 “고맙다”라고 말해주길 원한다면, 먼저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어봐야 한다. 조언에 대한 고마움은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결정한다. 상대가 다 듣고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다면, 그건 그냥 혼잣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