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아버지
돌이켜보면 당신은 늘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때때로 화를 내기도, 혼을 내기도 했지만
돌아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 자리에 서있었습니다.
내가 세상에 나와 첫 숨을 들이켜는 순간부터 당신은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왔어요.
고3 시절 매일 새벽마다 미술학원으로 나를 데려다주고 출근하던 당신,
매번 전시 때마다 내 작품을 이곳저곳 날라주던 당신은 나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였습니다.
당신은 나의 10대였으며, 20대였고 나의 30대일 것입니다.
내 모든 것은 당신으로부터 배웠어요.
당신으로 하여금 배려를 배웠고 용서를 배웠습니다.
공존을 배웠고 용기를 배웠어요.
지금도 잠에 든 나의 방에 조용히 들어와 창문을 바로 잡아주고 돌아가는 당신의 뒷모습에서도 사랑을 배웁니다.
당신이 나보다 한참이나 클 때는 스스럼없던 말이
내가 당신보다 크고 나니 입에서 떨어지지 않아 글로써 대신합니다.
아빠,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