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지다
때때로 자괴감에 빠질 때가 있다.
자신이 한없이 못나 보이고
움츠러들고 작아지는 일.
최근에는 애써 만든 작품들이 가마 안에서
깨어져 나왔을 때 그랬다.
그나마 가장 잘하는 일인 줄 알았는데
이것조차 못한다며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구나, 싶었다.
떠오른 부정적인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 생각들은 나를 갉아먹고 점점 더 커져간다.
그럴 땐 생각을 멈추고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어긋난 관계라면 사과를,
망쳐버린 시험이라면 공부를,
깨어진 작품이라면 다시 만들어 낸다.
그럼에도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나아가다 보면 나아진다.
언젠가는 더 나아진다, 지금보다 훨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