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에 있는 너에게
공감과 위로.
나와 거리가 먼 여러 단어들 중 단연코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들이다.
멀리에, 아주 낯선 곳에 막 도착해 적응 중인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너무 힘들다며 울음을 터트리는 너에게
수십 가지 말이 떠올랐지만 입을 열지는 않았다.
네가 듣고 싶은 말은
“사람들 사는 거 다 힘들지 뭐.” 라든가
“어쨌든 네가 선택한 길이잖아.” 따위는 아닐 테니까.
그저 들어주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적당한 맞장구와 함께
들어주었다.
조금은 괜찮아졌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찌는 듯한 그곳의 더위에 대해,
미친 듯이 내리는 이곳의 장마에 대해.
전화를 끊고 나자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에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전화를 끊고 울고 있을 너에게 달려가
고생했다며 다 괜찮다고 등을 쓸어줄 수 있을 텐데.
그러곤 우리는 근처의 맛집을 검색해 달려갔겠지.
신은 딱 견뎌낼 수 있을 만큼의 시련을 준다는 이야기가 있어.
하지만 그것은 시련을 견뎌낸 사람들의,
견뎌낼 수 있는 시련을 받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야.
너무 힘든 시련이라면 그냥 포기해도 좋아.
너를 무너트리고 아프게 하고 괴롭게 하는 시련이라면 너를 더 상처주기전에 그냥 놓아버려도 돼.
늘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내 인생은 왜 이렇게 힘드냐는 말 대신
삶의 아름다움에 대해 떠들었으면 좋겠어.
어찌 되었든 아름다운 인생임은 분명하니까.
너의 모든 선택을 응원하며,
나의 오랜 친구 C에게, 사랑을 가득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