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사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야 Mar 15. 2024

나의 바다

레터링 서비스에서 “당신의 바다는 어디에 있나요?”라는 글을 읽은 뒤로, 간간이 ‘나의 바다’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 그저 고요하게, 모든 불안과 걱정을 품어줄 수 있는 바다. 어둡게 가라앉은 마음이 새하얀 파도로 부서지는 바다. 바람이 세질수록 더욱 희어지는 바다.

마음을 리셋할 수 있는 ‘나의 바다’를 아직 찾지 못해, 마음 둘 곳이 없는 날에는 진짜 바다를 보러 가곤 한다. 우리나라의 바다 중에서는 동해바다를 가장 좋아하는데, 짙은 빛을 띠어 조금은 무섭지만 깊은 만큼 많은 것을 내려놓고 올 수 있어 계속 찾게 된다.

나의 바다를 생각하다 보면 ‘너의 바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나는 너에게 바다가 되어줄 수 있을지, 나의 마음이 파도처럼 너에게 닿을지, 나의 언어와 행동이 너에게 잔물결이라도 보태어 주고 있는지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너의 바다가 되고, 너는 나의 바다가 된다면 우린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할 테지만, 네가 나의 바다가 되어주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나는 너의 바다가 되어주고 싶다. 잠시 쉬고 싶을 때, 그 마음을 나에게 두었으면,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잃어간다는 게 인생이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