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생각한다면 당장 테스트하라

평생 남의 일만 할거야?

by 손동진

작년 한 해 동안 115만 명이 창업했고, 그중 79.4%가 문을 닫았다고 한다.

열 개의 가게가 문을 열 때, 여덟 개가 동시에 문을 닫는다.

청년 창업자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20대 자영업자 다섯 명 중 한 명이 1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한다.

이게 현실이다.


그런데 더 기막힌 건, 직장인의 90%가 창업을 고민한다는 사실이다.

월급보다 돈을 더 벌고 싶어서, 조직 생활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서, 정년을 믿을 수 없어서.

그래서 카페, 베이커리, 편의점 같은 업종으로 몰려든다.

준비는 없고, 낭만만 있는 상태로. 그리고 대부분 실패한다.


내가 본 패턴은 명확하다.

회사가 답답하다고 느낀다. 내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사표를 쓴다.

막상 나와보니 막막하다. 고객도 없고, 검증된 아이템도 없고, 매출 계획도 불분명하다.

통장 잔고만 줄어든다. 6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구직 시장으로 돌아간다.

그것도 이전보다 나쁜 조건으로. 정말 최악 아닌가?


창업은 용기가 아니라 준비의 문제다.

감정적으로 회사를 나가는 순간, 당신은 안전망 없는 무인도에 던져진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 순서를 거꾸로 한다.

먼저 사표를 쓰고, 나중에 뭘 할지 고민한다. 이건 창업이 아니라 도박이다.


나는 다르게 접근했다. 회사 안에서 먼저 연습했다.

내가 풀고 싶은 문제를 찾았고, 내 방식대로 시도했고, 실제 고객의 반응을 확인했다.

월급을 받으면서 창업을 시뮬레이션했다. 검증이 끝난 후에야 나왔다.

나는 무인도가 아니라, 이미 지도를 들고 정글로 들어갔다.


지금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최소한 세 가지가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페인포인트를 누구보다 깊게 이해할 것.

고객이 진짜로 원하는 지점과 그게 해결이 안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둘째, 그걸 해결할 나만의 방식이 있을 것.

남들도 다 아는 문제라면, 내가 푸는 방법은 뭔가 달라야 한다.

셋째, 실제로 나에게 매출을 안겨 줄 고객이 하나라도 있을 것.

그리고 이 세 가지 모두 회사 안에서 미리 테스트할 수 있다.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이렇다.

내가 하고 싶은 업계, 업종, 타겟 시장과 맞닿아 있는 소기업에 들어가라.

큰 회사는 시스템이 견고한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이다.

반면 작은 조직은 느슨하다. 마케팅 담당자가 영업도 하고, 기획자가 운영도 본다.

그 혼돈 속에서 나는 전방위로 배울 수 있다.

고객을 직접 만나고, 문제를 듣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반응을 확인하는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그게 바로 창업의 축소판이다.


나도 그렇게 했다. 작은 회사의 1인 팀이었다.

브랜드는 B2C였고, 나는 고객 문의를 받고, 콘텐츠를 만들었다.

주문 받은 것에만 한정하지 않고 내 이름을 걸고 실험을 시작했다.

고객이 이 일을 왜 시켰을지 배경을 알아보고,

내 기존 경험을 바탕으로 시키지도 않은 일을 무상으로 해 주었다.

보수를 더 받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저 내가 궁금했다.

이렇게 하면 더 나아질까 하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까탈스러웠던 고객이

사장에게 연락하여 나에 대해 매우 만족스런 피드백을 주었다.

그리고 그 날부터 나는 '브랜딩'이 되었고, 더 많은 일이 나에게 주어졌다.

나는 그 경험을 통해 확신을 얻었다. 그리고 그 확신이 나를 창업으로 이끌었다.


이후 나는 더 많은 실험을 했다.

회사 안에서 내 방식대로 고객을 만났고, 문제를 풀었고, 데이터를 쌓았다.

실패한 시도도 많았다. 하지만 그 실패는 내 돈으로 감당한 게 아니었다.

회사가 월급을 주는 동안, 나는 안전하게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결국 내 첫 번째 사업 아이템이 되었다.

나는 검증된 상태로 회사를 나왔다.

나를 지지하는 고객이 있었고, 매출 가능성도 확인했고, 내 방식에 대한 믿음도 생겼다.


지금 회사 생활이 답답하다면, 그 답답함을 창업의 신호로 받아들여도 좋다.

하지만 그 신호에 곧바로 사표로 답하지는 말자.

대신 회사 안에서 먼저 움직여라. 내가 풀고 싶은 문제를 찾아라.

내 방식으로 시도해보라. 고객의 반응을 확인하라. 작은 성과라도 만들어보라.

그리고 그게 반복 가능하다는 확신이 들 때, 그때 회사를 나서자.


회사 안은 따뜻하다.

월급이 나오고, 실패해도 큰 타격이 없으며,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널려 있다.

현재 있는 그곳을 그저 견뎌야 할 곳으로만 보지 말고,

내 미래를 준비하는 실험실로 활용하라.

통계는 명확하다. 준비 없이 나간 사람 열 명 중 여덟 명은 실패한다.

하지만 검증하고 나간 사람은 다르다.

창업은 용기가 아니라 준비의 문제다.

그리고 그 준비는 지금, 당신이 앉아 있는 그 자리에서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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