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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장례식장에 누가와 줄까

by 정효진


"심정지로 갑작스럽게 들은 친구의 부고소식이었다."

무심코 뜬 트위터의 알람이었다. 하지만 부고소식이라는 단어에 나도 모르게 들어가 글을 읽었다. 글쓴이의 친구 장례식 이야기였다. 친구와 밥 한번 먹지 못하고 허망하게 보냈음을 슬퍼했다. 장례식장에서 그는 또 한 번 놀라워했다. 찾아온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장례식 예배당에 절반도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헤맸다. 심지어 직원분이 뭐 하시는 분이었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이렇게 많이 찾아오는 분은 처음이라며..

나도 궁금해졌다.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삶을 살아왔으면 저리도 많은 사람이 찾아와 아파하고 가는 길을 외롭지 않게 해 줄까...


이제 내 장례식장을 그려본다.

내가 죽으면 누가와 줄까? 스스로도 숫자가 세어진다.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평범한 삶일 것이다. 내가 돌아봐도 내 인생에 큰 이슈는 없었으니까. 그렇다면 이렇게 살다 죽으면 행복할까?

대답은 절대 아니다.


앞뒤 재지 않고 무언가에 빠져보았는가?

앞뒤 재지 않고 하루하루를 열정으로 살았는가?

앞뒤 재지 않고 인간관계에 헌신해 보았는가?

후회도 없을 만큼 열심히 산 오늘이었나?


누군지도 모르는 이의 부고소식에 또 한 번 나를 되돌아본다. 나의 장례식장에 사람들이 넘쳐나진 않아도, 적어도 나 자신에게만큼은 미련이 없는 삶을 살다 갈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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