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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소수의 스페셜한 사람이었군!

by 정효진


어제는 하루종일 책 한 권을 읽었다.

제목은 앤드류 매티스의 '마음 가는 대로 해라'

존경하는 세이노님의 추천책이자 족히 다섯 번은 읽은 책이다. 읽을 때마다 새삼 놀란다. 이런 내용도 있었던가? 그러고 보면 좋은 책을 몇 번이고 읽어서 완전히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현실에 대한 불만, 미래의 불확실함, 막연한 두려움의 안개 같은 상황이 나를 책에게로 이끌었을 것이다. 마음을 쓰다듬고 힘을 주는 말들이 참 많았다. 노트 3장을 빽빽이 필기할 정도였다.



두려워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생각하는 그것이 현실이 되어 재난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 그러므로 원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인간의 감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한다.

사랑과 두려움. 그 사이사이에 다양한 이름의 감정들이 놓여있지만 결국 크게는 두 가지 감정이 핵심이라는 것. 화를 내고 슬퍼하고 포기하는 것들의 이면에는 결국 두려움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화내고 포기하고 회피하면 해결되느냐는 것이다. 알다시피 전혀 아니다. 그러면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인정하기


두려움이 엄습하면 말해라.

"집이 불에 탄다면 이사하면 되고, 잘릴 것 같으면 먼저 그만두면 되지. 차에 치이면 지구랑은 바이바이하면 될 뿐이야."



글이 좋아 쓰고 있지만 진짜 좋은 건잘 모르겠어.

쓰긴 쓰는데 실력도 안 늘고 책도 못 내면 어떡해?

이렇게 사는 게 시간낭비가 아닐까?

한국에 기쁜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자신이 없어...


온갖 상념과 두려움들이 매일 일어나고 사라지고 꿈에서까지 괴롭힌다. 지독한 놈들이다. 어제 책을 읽고 물리친 줄 알았는데 오늘도 들러붙었다. 그래 인정. 나는 이런 두려움들이 있다.


실력은 꽝이지만 그 시간만큼은 내 마음이 힐링됐잖아. 정신과 상담료가 얼만 줄 알아?

책을 못 내도 자비출판도 있어. 공모전은 당선되면 돈도 주는데 뭘 걱정이야? 시간낭비는 나와 미래에 대한 투자가 없을 때나 쓰는 말이야. 괜찮아. 글 쓰는 사람 난 보질 못했다. 넌 소수의 스페셜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바꾸면 삶의 질이 높아진다. 또한 생각을 바꾸면 감정 역시 달라진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어제 책 한 권을 통째로 읽었다고 오늘의 내가 하루키가 돼있길 바라는 건 뻔뻔함이다. 다만 어제의 깨달음을 계속 되뇌자.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쿨하게 대처하기. 그렇게 생각이 바뀌면 쪼들쪼들해졌던 감정도 어느새 바뀌어있다. 그리고 나는 오늘의 쓰기를 하면 된다.


와우! 이제 다시 어제의 날개를 달았다. 내일도 잊지 말고 주문처럼 되뇌자. 이래서 필사를 하나보다. 오늘도 필사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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