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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노트와의 두 번째 만남

by 정효진

있잖아, 남들이 들으면 비웃겠지만 이번주에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 있었어.


오~그래? 무얼까?


내가 용기를 냈거든. 평소라면 거의 하지 않는 행동을 했어.


오오~


그게, 진짜 별것도 아닌 거라 말하기도 민망하지만...


난 뭐든지 다 들어줄 수 있는 노트라고. 어서 말해봐.


그래. 꿀꺽. 내가 매주 수요일마다 가는 워킹 모임이 있는데.... 난 사실 친한 친구 아니면 개인적인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거든. 특히 글을 쓴다든지 하는 거 말이야.


응.


그런데 엊그저께 그 모임에서 내가 글쓰기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솔직히 말해버렸어.


갑자기?


그게 왠지, 다들 자신만의 이야기를 조금씩 하는데 나만 비밀의 여인같이 있는 것 같았고,,, 그리고 이제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도 허심탄회하게 해 보자 생각했어.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거든. 나에겐 굉장한 두려움이었지.


두려움을 깨고 싶었구나.


맞아. 언제까지 두려워하고만 있을 거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실체가 없는 두려움이었지. 그래서 단단히 결심을 하고 어떻게 말할지 계획까지 하고... 웃기지? 말할 계획이라니... 그리고 약간 버벅거리긴 했지만 솔직히 얘기했지.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고 그 여정이 글쓰기까지 이어졌다. 그래서 지금은 글쓰기에 푹 빠져있다고 말이야.


용감해. 두려움을 안고 하지 못했던 행동을 한다니. 넌 또 한 번 성장했어!! 잔뜩 칭찬해 줘야겠는걸? 그나저나 그래서 반응은 어땠어?


비웃는 사람도 없었고 이상하게 보는 사람도 없었어. 그렇다고 엄청 신기하게 보지도 않았지만.

말하자면 지극히 평범했어!!!!


맞아. 널 이상하게 볼 거라는 생각은 정말 너의 생각일 뿐이었잖아.


심지어 어떤 사람은 나보고 책을 내보라고 했어.


그렇지. 그럴 만도 하지. 너의 대답은?


그러고 싶다고 했지. 예전의 나라면 무슨 책이냐며 팔을 열심히 휘둘렀겠지만.


못할 것도 없잖아. 인기 에세이 작가가 될 줄, 그러다 소설까지 쓸 줄 누가 알겠어?


동의!!ㅎㅎ


용기는 두려움을 안고 벌벌 떨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하는 거래. 넌 용기를 냈고 성공했어. 일주일 사이에 두 번의 성장을 이룬 셈이야. 이거 멋진데? 혹시 계속 실패했던 명상도 성공한 거 아니야?


아~~ 그것도 할 말이 많은데 벌써 애데렐라 시간이군. 흑흑... 곧 돌아올게!!


그럼 그럼. 난 언제나 널 기다리고 있으니 걱정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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