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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46원을 벌었다.

by 정효진

우연히 본 핸드폰에서 알람이 떴다.

"7,146원이 입금되었습니다."


출금이 아니라 입금이라고?

엄마나 남편이 친히 내 계좌번호를 뒤져 송금 버튼을 누르지 않는 이상 나에게 돈이 들어올 일이 없는데?

우리은행이 나 같은 탈 VIP에게도 친절을 베풀기로 했나?

의아한 마음에 계좌를 열어봤다.


(주)카카오 +7146원


순간 하나의 이름이 떠올랐다. 브런치의 응원하기.

지난달부터 브런치 작가 모두에게 응원하기가 오픈됐고 난 고마운 작가님들의 응원을 3번 받았었다. 그 수익금에서 수수료를 제한 금액이 들어온 것이다. 매달 15일이 지급날인가 보다. 그렇다면 오늘은 브런치 작가님들의 축제날이기도 할 것이다.


7146원으로는 낡은 내 신발을 바꿀 수 없다.

7146원으로는 애플 주식하나도 살 수 없다.

7146원으로는 아이들 까까도 마음껏 사줄 수 없다.

7146원으로는 스벅 아이스라떼 벤티는 마실 수 있다. (휴 다행이다..)


어쩌면 티끌만도 못한 돈일 수 있다. 하지만 7,146원은 그냥 들어온 돈이 아니다. 오로지 나의 땀과 노동으로 얻은 값진 선물이다. 소소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되어 벌은 나의 소중한 소득이다.


브런치가 응원하기로 돈을 벌자고 하는 곳은 아닐 것이다. 브런치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작가들이 모여 글로서 마음을 풀어내고 주고받는 성향이 강한 곳이다. 하지만 나의 생각과 글이 공감을 받고 가치를 인정받으며 수익금이 되어 돌아왔을 때 받는 성취감도 무시할 수 없다. 솔직히 나에겐 꽤 동기부여도 된다. 좀 더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 나에게로 한정된 관심과 시선을 타인에게도 돌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얼마 전 읽은 오타니의 책에서 '작은 성공'의 의미가 떠오른다. 하나의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소소한 성공들에서 맞보는 성취감이 중요하다고. 성취감을 맛본 자는 더 잘 일어나서 달릴 수 있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늘 받은 7146원은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소소한 성취감을 맛보게 해 주었다. 좋아하는 일로 돈까지 버는 경험은 짜릿하다. 글을 쓰는 기쁨이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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