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살이] 두려움 해결책은 일단, 그냥 하는 것.

by 정효진

다음 주 일본출국을 앞두고 있다. 문득 글을 언제 썼나 기억이 가물가물해 첫 일본게시글을 살펴보았다. 무려 2달 전이다. 일본살이를 앞두고 갑갑한 마음에 휘갈겼던 글 한편으로 브런치 작가가 되다니. 그전에 무수히 나의 꿈과 비전으로 써재꼈던 글들은 번번이 김칫국물을 마셨는데 말이다. 싫어한다고 징징댔던 일본이 나의 꿈 하나를 실행시켜 주었다. 인생사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2년 전쯤 막연히 일본생활을 떠올릴 때는 두려움과 불안만 가득했었다. 일본에 대한 강력한 선입견, 해외살이의 막연함, 아이들 걱정등으로 도무지 긍정적인 생각들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자기 계발서들에서 꼭 나오는 말이 있다.

그냥 하라.

실행하라.

JUST DO IT.


어쨌든 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두려움을 안고 한 발 한 발 일본행을 준비해 왔다. 정말 처음에는 뒷머리를 잡힌 채 질질 끌려다니는 기분이었다. 서류준비로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시간도 있었고, 국제학교 입학이 무산돼 한 달을 식음을 전폐하며 끙끙 앓기도 했었다. 전셋집 짐정리는 짐을 빼는 순간까치 짐덩어리였고, 그에 맞추어 8월 입주를 앞둔 새집은 월세를 맞추느라 부동산 사장님과 절친처럼 연락한 날도 몇 날며칠이었다.

그리고 그 무수한 날들은 지나갔고 뒤돌아보니 결국 모든 일들은 해결되어 있었다.


이제 일본에 가면 거기서 해결할 일들이 또 산더미일 것이다. 아마 한두 달은 고민과 해결의 연속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제는 예전만큼의 막연한 두려움은 공기 속으로 날려버렸다. 두려움과 불안의 8할은 실체를 알 수 없는 뜬구름이라는 것. 따라서 거기에 연연하고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는 것. 이미 한 번의 생때같은 경험에 단련된 나의 몸과 뇌는 조금의 자신감과 용기를 무기로 쉽게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싫다고 징징대던 일본이 나를 또 한 번 단련시켜 준 것이다.


도도하고 콧대 높은 나는 아직도 일본이 싫다. 하지만 일본살이의 두려움으로 베일 듯 날카로웠던 불안과 두려움은 오이도 못 썰 만큼 무뎌지는 중이다. 하.. 도도녀가 이러면 안 되는데.. 아직 일본땅도 안 밟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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