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 한 달 차에 느끼는 한국과의 소소한 차이점들

by 정효진

일본살이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일본오기 전 혼자 온갖 망상, 걱정, 불안을 이고 지고 있었는데 막상 현지에서 살고 보니 바람과 함께 사라져 버린 생각들이 참으로 많음을 느낀다. 아직도 한국이 시시때때로 그립고 많은 것들이 어색하지만 그래도 잘 살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서 제일 큰 행복이다.


일본은 참으로 조용한 나라이다. 이 글을 지금 스타벅스에서 쓰고 있는데 일본살이 한 달 차에 처음으로 시끄럽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고? 옆옆 테이블에 베트남? 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큰 목소리로 수다를 떨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일본인들이 이렇게 큰소리로 떠드는걸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아파트에서도 도대체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이다. 너무 조용해서 나는 수시때때로 눈치를 보고 아이들을 타박하기 일쑤다. 왜냐하면 우리 아파트에서 시끄럽기로 우리 집이 1등 2등을 다투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 와서 눈치가 많이 늘었다. 그 밖에도 소소하지만 재밌다고 느낀 차이점들을 몇 가지 풀어볼까 한다.


첫째, 일본은 변기와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다.

급한 신호가 오면 화장실이 아닌 옆집 변기방으로 가야 한다. 딱 변기만 있는 좁은 공간에 앉아있으면 더 집중이 잘돼는 것일까?? 물청소를 할 수도 없고... 호불호가 있겠지만 나는 몽땅 몰려있는 한국화장실이 더 좋다.ㅎㅎ

둘째, 자동차 절대 아무 데나 주차하지 마세요.

한국에서 남편은 퇴근하고 오면 명당 주차자리 찾아 삼만리가 일상이었다. 먼 곳으로 가족외출이라도 할라치면 이중추자는 필수였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네? 그게 무슨 말인가요? 한집당 모두 지정좌석이 있다. 자동차를 사게 되면 무조건 필수이다. 달마다 주차비도 내야 한다. 만약 내가 32번의 주차자리를 얻었다면 미국대통령도 그 자리에 주차할 수 없다. 일본에서 주차걱정은 달나라걱정만큼 쓸데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남편이 제일 좋아하고 처음에는 주차비를 이해할 수 없었던 나도 서서히 적응해 가는 중이다. 나도 운전을 하게 되면 제일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ㅎㅎ


셋째, 공립 초등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등록하고 졸업장을 받을 수 있어요.

우리 아이들은 현재 조그마한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다. 2년 후에 돌아올걸 감안하니 꼭 공립학교에 보내고 싶지 않았다. 2년의 시간 동안 하나의 선택지가 있다면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듣게 된 뜻밖의 정보는 공립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등록만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등록이 되어 있으니 졸업장도 나오고 교재도 준단다. 일본도 왕따문제가 심각한 편이어서 홈스쿨링을 하는 아이들이 꽤 있어서 이런 제도가 만들어진 걸 수도 있단다. 어쨌든 교재도 주고 졸업장도 나온다니 얼른 가까운 초등학교에 등록하고 교재도 신청했다.


그리고 차이점이라기보단 현지생활에서 요즘 부쩍 느끼는 점은 일본인들이 생각보다 더 많이 조용하다는 거다. 한국에서는 일상적인 대화조차도 일본에서는 슬쩍슬쩍 눈치를 보게 되고 도무지 아파트에는 사람들이 사는지 여행 갔는지 궁금할 정도이다. 대화소리가 들린다 싶어서 돌아보면 우리 같은 한국인, 중국인, 파키스탄인, 동남아인이다. 그래서 솔직한 심정으로 일본인들에게 말하고 싶다.다가가 말하고싶다.

"시끄럽게 대화하셔도 괜찮은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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