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하면서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나의 삶을 잊고 지냈던 시절에 무언가에 홀린 듯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때가 30대 후반. 늦었지. 다 늙어서 무슨 블로그를 한다고...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블로그는 꽤나 재밌었는지 세상에나 지금까지 일상글을 올리고 있다. 무식하게 일단 시작하고 봤는데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후로도 이런저런 강의를 듣고 책을 읽으면서 늦은 시작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사소하게 도전을 하고 있다. 지금도 온라인 강의 하나를 신청했다. 재미있는 건 이 강의 하나 신청하기까지 온갖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변명들을 나에게 되뇌고 있었다는 것이다. 너무 비싸... 이거 꼭 해야 하는 걸까? 나중에 하지 뭐..... 혼자 온갖 생각잔치를 벌이다 나중에라는 생각이 들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정말 나중에 할까? 절대 하지 않는다. 그냥 지금 버튼을 눌러 뭐라도 해야 한다. 설사 강의료만큼의 결과값이 안 나오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보다 콩고물이라도 얻게 될 것이다. 5년 동안 많은 책들과 강의로 미루지 말고 해 보자고 되뇌면서도 나의 뇌는 아직도 최대한 빠르고 효율적이게 에너지를 쓰지 않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곧 마흔이 아니라 마흔이 넘은 나이다. 자꾸 마흔 되기 전에..라는 사자가 풀 뜯어먹는 소리는 그만하자. 그렇게 나는 창피하지만 어설픈 글 하나를 남겼다. 나중에는 없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