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글을 써요. 예전에는 화가 나도 화를 가슴에 품고 다녔더랬죠. 마치 어미닭이 알을 품듯이요.(뭐가 좋은 거라고) 왜냐면 풀어야 하는지도, 어떻게 푸는지도 몰랐거든요. 사실 지금도 정확한 방법은 모른답니다. 하지만 다행히 나이 들고 두 가지는 알게 되었어요. 화난 상태를 객관적으로 인지하게 되었고, 화를 풀어내는 한 가지 나만의 방법을 찾게 되었다는 거지요.
현재 나의 감정상태를 아는 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꽤 많은 사람들이 기분이 나쁘거나 화난 상태를 모른 척 넘어가려 하거나, 또는 모르거든요. 순간의 감정에 빠지다 보면 그럴 수 있어요. 이렇게 말하는 저도 무수히 그러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화가 나면 순간 화가 났구나 하고 인지하는 확률이 많이 높아졌어요. 그러다 보니 쉽게 현재를 망치지 않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무수히도 소중한 하루를 고릴라 같은 인상과 함께 날려버렸더랬죠.
두 번째는 화를 푸는 나만의 방법을 찾았다는 거예요. 바로 글쓰기입니다. 뛰어도 보고, 수다도 떨어보고, 책도 읽어봤지만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는 행동이 글쓰기였어요. 저는 글을 쓰고 나면 마음의 응어리가 조금이라도 풀어지는 걸 느끼거든요. 아니, 그래서 지금 열받아서 글을 쓰는 거냐고요? 네. 맞아요. 남편 때문에 화가 덕지덕지 나서 분노의 글쓰기를 하고 있어요. 전생에 저는 참으로 악행을 많이 했나 봐요! (남편도 그리 생각하겠지만요)
화나 분노를 없애는 나만의 방법이 있으신가요?
마음속에 보물상자처럼 쌓아두지 마세요.
쌓아두면 낡고 삭아서 얼굴까지 녹슬더라고요.
저는 다행히 오늘의 글쓰기로 주름 하나를 줄였습니다.
(남편아~ 너는 늘었겠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