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의 세탁물이 고속으로 탈수되듯이 멘털이 탈탈 털렸다. 매우 심기가 불편했다. 누구든 걸리기만 하면 분노의 대폭발을 하리라 마음먹은 사람처럼 얼굴이 구겨져갔다.
눈을 하늘까지 치켜뜨고 인스타를 스크롤했다.
"백만 유튜버의 멘털관리법"
마치 하느님이 구겨진 나의 얼굴이 너무 못생겨서 힌트를 주러 오신듯한 착각이 들었다. 나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와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인플루언서들은 어떻게 멘털을 관리할까?
'그냥 흔들리는 거죠 뭐.'
스트레스를 받았고 멘털이 흔들렸고 기분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멘털관리를 못하는 내가 어른답지 못하고 부끄럽게까지 느껴졌다. 자책감이 마구마구 들었다. 하지만 덤덤히 내뱉은 인플루언서의 한마디에 마음의 실타래가 탁! 풀렸다.
유명한 사람이라고 좌절하고 스트레스받고 우울해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똑같이 흔들린다. 현재의 감정을 인정한다. 하지만 인정하고 흔들리고 빠져나온다. 회복탄력성이 뛰어나다.
종잇장처럼 구겨졌던 얼굴이 갑자기 펼쳐졌다. 그들도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 하지만 뛰어난 회복탄력성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것. 한 마디의 문장으로 나의 마음은 다시금 꽤 차분해졌다. 위로와 반성과 교훈을 받았다.
다행이다. 얼굴과 마음의 주름살을 꽤 빨리 펼 수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