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짝이는 엘리 Mar 21. 2024

여행은 여행을 부른다

어느 대형카페에서


우리의 여행이 3주 정도 남았다.

여행을 앞두고 카페에서  할 일은 여행 일정이나 동선을 짜는 일이다. 계획을 짜는 것은 귀찮은 일이기도 하지만 설레는 일이기도 하다.  언젠가는 너무 많이 알아본 탓에 가기 전부터 이미 갔다 온 기분이 든 적도 있었다.

이번 여행은 코로나 이후 5년 만에 가는 첫 해외여행이었다. 평소보다 더 들뜬 마음으로 호텔과 항공권을 예매하고 본격적으로 여행동선이나 맛집, 관광지들을 검색했다.

남편은 인천공항으로 가는 인천대교를 건널 때 여행의 시작을 느낀다고 한다. 나는 출국 수속 후 면세점이 열리는 순간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며  

'아! 여행의 시작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도 남편과 나는 여행 취향이 비슷했다. 빡빡하지 않은 스케줄을 선호했으며 쉼을 중요시 여겼다. 그래서 자유여행을 좋아한다. 경치 좋은 카페에서 느긋하게 차를 마시기도 하고 지나가다 예쁜 곳이 보이면 차를 세워서 구경하기도 한다.

아이와 함께 가는 여행이기 때문에 아이의 취향도 맞춰야 한다. 초등학생인 아이는 수영장이 있으면 일단 만족이다. 하루나 이틀 정도는 수영장에서 충분히 놀 수 있는 일정이어야 한다. 물론 휴양지로 여행을 간다면 일정 내내 수영이 빠지지 않았다.


여행 가서 싸우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우리는 오히려 일상에서 좀 서운하거나 소홀하다가도 여행 가면 그렇게 가까워질 수가 없다.

낯선 곳에서 의지할 때라곤 서로뿐이어서 일까?

아니면 여행이라는 시간이 생각과 행동에 여유를 주기 때문일까?  

유창하진 않아도 영어로 얘기를 하는 남편이 든든하기도 하고 꼼꼼한 남편의 모습에 평소라면 답답했을 일도 서두를 필요가 없으니 재촉하지 않아도 된다.

여행을 준비하며 맛집이나 가볼 만한 곳을 찾는 시간부터 여행지에서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즐거운 마음에  많은 것이 너그러워진다.

오늘 저녁 반찬을 뭐로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숙제하라고 잔소리 안 해도 되고 그저 놀고 멋진 곳을 구경하고 맛있는 거 먹는 게 하루일과니 그럴 수밖에.

그래서 여행을 다녀온 후에 일상으로 돌아가면 또다시 여행을 생각하나 보다.

여행지에서 추억보다 여행을 생각하면 느끼는 행복감과 여유가 좋다.

"아 여행 가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달콤한 하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