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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이는 엘리 Mar 18. 2024

달콤한 하루

도서관 옆 카페


달콤한 하루


설탕이 스르륵 녹아 든

달콤한 도넛


크게 한입 베어 물고

손가락까지 쪽쪽 빨아먹어야

제 맛이지


접시에 떨어진 설탕은

참아줄래?


입가에 설탕을 묻힌 채

환하게 웃는 너


작은 행복으로 가득 찬

달콤한 하루




주말엔 아이와 도서관에 간다.

"도서관 같이 가면 떡볶이 사줄게"로 시작한 주말에 도서관 가기는 이젠 꼬시지 않아도 당연히 가는 루틴이 되었다. 그렇다고 모든 부모님의 소망인 책을 좋아하는 아이일까?

그럴 리가. 그저 도서관 갔다가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일 뿐이다.

엄마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같이 읽는다?

그럴 리가. 아이 어릴 때부터 난 집에서 책을 읽었지만

"엄마는 엄마 좋아하는 거 해. 난 내가 좋아하는 거 할게"라고 말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 도대체!

 이런 엄마 마음을 모르는 듯 아이는 커갈수록 꼼수만 늘어간다.

그날도 도서관에서 책을 잔뜩 골라 2층 좌석에서 책을 읽기로 했다. 금세 한 권을 후루룩 읽더니

"엄마 카페 가서 읽으면 안 돼? 거기는 노랫소리도 나오고 빵도 있고"

"조용한 곳에서 책 읽는 게 집중도 되고 좋지"

"여긴 너무 조용해서 졸려. 나 목도 말라, 카페 가면 책 잘 읽을게~"

도서관 1층에는 카페가 있다. 맛있는 빵도 팔고 분위기도 좋아서 도서관 갔을 때 가끔 가는 곳이지만 저번에도 카페 가서 책 읽는다고 해놓고 빵 먹으며 장난만 쳤었다

"너 저번에도 그랬잖아"

"이번엔 진짜 책 볼게. 카페로 가자"

아휴. 못 이기는 척 1층으로 내려와 카페로 갔다.

카페라테와 시원한 아이스티를 시키고 도넛도 시켜줬다. 아이는 약속대로 책을 보면서 오물오물 도넛을 먹었다. 달콤한 도넛 한입에 시원한 아이스티를 마시니 아이의 기분이 좋아 보였다.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게 되는 것도 중요하다. 대인은 아이가 어릴 때 책에 꿀을 발라 읽는동안 기분이 좋게 한다는 얘기가 있다.

나중에 커서도 책을 가까이 두는 아이가 되길.

외로운 마음이 들 때면 책에서 위로를 받길.

선택의 기로에서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나침반이 되길.

초등학생 때나 엄마와 함께 도서관에 다니게 되겠지?  앞으로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도서관에서 좋은 주말을 보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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