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갔을 때였다. 여러 번 가봤다는 이유로 어디를 갈지 구체적인 계획을 안 세웠다.
' 맛있어 보이는 곳 아무 데나 들어가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그날따라 마땅한 식당이 보이지 않았다. 차로 이동하는 내내 주변 맛집을 검색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너무 예쁜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숨이 확 트이게 맑은 푸른 바다를 눈앞에 두고도 휴대폰만 들여다보았다니! 바다를 함께 보며 즐기기 위해 제주도까지 날아왔던게 아닌가. 작은 휴대폰 속 화면만 쳐다보고 있을 동안 정감있는 돌담과 초록의 울창한 나무들, 제주도의 예쁜 풍경들을 그냥 지나친 순간이 너무 아쉬웠다.
그날 이후로 여행가서는 검색하며 시간을 보내지 않기 위해 가기전에 최대한 많이 알아보고 간다. 여행계획은 시간대별로 나열된 일정관리가아닌 식당이나 갈곳을 여러군데 준비해 놓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행지를 많이 알고 갈수록 여행가서는 그곳을 온전히, 여유롭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 후 몇 번의 여행을 함께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일정계획도 남편과 분담하게 되었다. 내가 맛집이나 갈만한 곳, 체험거리 들을 여러군데 알아보면 남편은 예약을 하고 동선에 맞게 일정을 계획했다. 아이도 여행계획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체험 활동이나 방문할 곳 몇군데 중 우선 순위를 직접 고르도록 했다.
다행히도 남편과 나는 여행 취향이 잘 맞는다. 사람이 북적 북적하지 않은 곳, 빡빡하지 않은 스케줄을 선호하고 쉼을 중요시 여겼다.
어느날은 바다가 보이는 경치 좋은 카페에서 느긋하게 차를 마시기도 하고 사람이 많지 않은 바닷가를 찾아 돗자리깔고 쉬기도 한다.
그래서 자유여행을 좋아한다. 유명한 곳이 아니더라도 이곳저곳을 알아보는 재미가 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또 아이와 함께 가는 여행이기 때문에 아이의 취향에 맞추기도 좋다. 수영을 할 수 있는 곳을 우선으로 예약하고 하루나 이틀은 수영장에서 충분히 놀 수 있도록 일정을 짜는 편이다. 초등학생인 아이는 수영장이 있으면 일단 만족이다.
여행 중엔 언제라도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다. 현지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갔는데 향신료가 너무 강한 음식이라 우리가족 입맛엔 안맞았다. 음식을 거의 다 남기고 나와 다음 메뉴 선택에 한층 더 신중해졌다. 그때 여러 식당들 가운데 어느 블로그에서 "한국인 입맛에 딱 맞는 맛집"이라고 추천했던 곳을 발견했다. 블로그에서 봐서 낯익은 그 간판이 너무나 반가웠다. 배고파하는 아이를 데리고 자신있게 들어가 주문을 했다. 다행히 우리가족 입맛에도 딱 맞았다. 열심히 검색했던 정보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주변 식당이나 카페를 여러군데 알아논 덕이다.
2주후 있을 여행을 앞두고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랜드마크부터 숨겨진 보물같은 곳도 알아보고 인스타로 요즘 핫한 곳도 알아본다. 꼭 사야할 쇼핑목록이며 경치좋은 카페도 찾아본다. 맛집이나 관광지를 소개하는 tv여행 프로그램, 색다른 체험을 알려주는 유튜브 컨텐츠도 많아 유용한 정보들을 골라볼 수 있다.
여행 계획을 짜는 것은 내겐 가장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다. 맛집이나 관광지를 알아보는 것부터 여행의 설렘이 시작된다. 알면 알수록 가고싶은 곳도 먹고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진다. 모르는 곳을 알아가고 새로운 곳을 발견하는 즐거움으로 여행의 재미가 더 커지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