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충전의 원동력

이성 너머에 존재하는 감정의 언어.....

by 김중근

재충전의 원동력

- 김 중 근

낭만 ... 재충전의 원동력이다. 그 말만 떠올려도 마음 어느 한구석에서 따뜻함이 올라온다. 한가히 떠도는 흰 구름이 자유로이 하늘가까지 흘러간다. 낭만은 내 마음 속에 불현듯 날아 들어와서 이 생명을 다 할 때까지 함께 살려는지 요지부동이다. 함께 환호하고, 함께 꿈을 꾸고, 함께 살아 숨을 쉰다.

눈을 뜨면 맑은 햇살에 세수를 하고, 눈을 감으면 불타는 노을에 젖어 와인 칼라에 빠져든다. 낭만은 때때로 노랑색 은행나무 가로수 길을 걷다가, 때로는 황금빛 노을 속에서 와인 한 잔에, 때로는 해변가의 강렬한 태양 아래서 맥주 한 잔에, 때로는 가랑비 우산 속에 숨어 있기도 한다. 창문을 두드리는 가을비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침묵 속에 걷는 길 위의 낙엽에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된다. 또한 오래된 책갈피 속에 끼워진 빨간 단풍에서 아련한 옛 추억을 꺼내보는 일로 부터 낭만이 시작되기도 한다. 이 모두가 낭만을 즐기는 시간들이다. 스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지만 그런 것들 속에서 설명할 수 없는 설레임과 따뜻함을 느낀다. 그런 감정, 기억, 연상, 상상 혹은 그리움 등이 우리를 감성에 젖게 만드는 것이 바로 낭만이다.


나에게서 낭만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움직임이다. 감정의 자유스러움이며 자연과 함께 동화하는 일이다. 그것은 이유가 없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자유분망한 나의 정신 세계때문이다. 인공적으로 다듬어지지않고 자연이 만들어낸 것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을 즐기는 시간이다. 순간의 아름다움과 찬란함을 영원의 서랍에 고이 접어넣는 일이다.


때로는 낭만에 젖어 삶의 한 시절 아무 일을 못한 때도 있다. 낭만은 모자람에서 피어난다. 모든 것이 채워진 세계에는 낭만이 없다. 낭만은 부족함의 틈에서 자라고,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빛난다.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을 때 쓰는 편지, 아직 오지 않은 봄을 상상하며 그려보는 화가와 시인의 꿈, 환희와 기쁨을 노래하는 음악가의 오선지, 닿을 수 없음을 알면서도 손을 뻗는 그 마음. 그 모든 것이 낭만이다. 기계는 효율을 추구하지만, 사람은 의미를 찾는다. 낭만은 그 의미를 찾으려는 우리의 본능적인 몸짓이며, 이성 너머에 존재하는 감정의 언어다.


한낮 이슬에도 가슴이 시릴 때가 있다. 마음이 얼어들 때면 마음 한구석에서 그 애련하고 작은 불씨의 군불이 피어오른다. 낭만은 그런 울적했던 날의 차가운 몸을 따듯이 데워준다. 불꽃이 스쳐 굼실대는 욕망처럼 끊으려했던 낭만 다시 살아오른다. 그럴때면 몸안의 작은 불꽃이 더욱 뜨겁고 섬세하게 낭만을 태운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귀뚜라미 울음 소리와 낙엽지는 소리에 가을을 느끼는 마음... 모닥불을 가운데 두고 기타 연주에 맞춰 포크송을 밤세워 부르는 일로 부터 과거의 추억 여행은 시작된다. 흘러간 시절을 떠올리는 순간, 혼자 걷는 오솔길에서 나도 모르게 미소 짓는 일이 잦아진다. 그런 추억 속의 장면들 속에서 낭만은 조용히 숨 쉰다. 그러니 낭만은 결국,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인 셈이다. 부서지기 쉬운 마음을 지닌 채로, 부질없음을 알면서도 끝내 아름다움을 포기하지 않는 그런 용기가 낭만인 것을 누가 막을소냐.....

낭만은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람에게서 찾아 볼 수 있는 마음의 풍요로움이다. 미래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고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낭만은 우리에게 힘이 된다. 즐거움에 공감을 표하는 증표이다. 그늘진 가운데서도 묵묵히 일을 한후 가질 수 있는 재충전의 원동력이다. 그러기에 고난을 극복 할 수 있다는 확신과 신념을 갖게 만드는 요소이다.


여전히 지금 이 시간에도 내 베란다의 작은 종료나무에 이슬 맺힌 눈빛이 묻어있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것을 잃고, 또 얻는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낭만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곧 사람으로서의 결을 잃지 않는다는 뜻이다. 언제가 될지모르겠지만, 나는 베란다에 심어두었던 작은 종료 나무를 고향집 화분에 옮겨 심을 마음인데....언제나 돌아 갈수 있을까?...

- 2025년 10월 13일, 낭만이 돋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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