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단상으로 글쓰기 습관 112
그런데, 거의 매일 가는 엄마가 되었다. 일주일치 한꺼번에 장을 보던 습관을 버리고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장을 본다. 냉장고에 쌓아두는 것도, 재료가 상해 버려지거나 방치되는 것도 싫다. 몸은 귀찮지만, 식재료 낭비를 막는 측면에서는 효과적이다. 그래서 가고 싶지 않지만, 간다.
새 학기를 맞아 아이들이 학교로 학원으로 바쁘게 움직인다. 덩달아 나도 바쁘다. 영양제 대신 먹는 것으로 영양소를 꽉 채워주고 싶은 마음에 매일 아무도 모르는 고민을 한다. 쿠팡, 새벽배송, 일반 온라인 장보기 말고도 집 밖을 나서면 GS슈퍼마켓, 10분 거리에 롯데마트, 그리고 20분 거리에 이마트까지 지척에 있어 엄마인 나를 매일 유혹한다. 전업주부가 된 후, 상황과 품목에 따라 마트를 구분해서 이용한다. 그중에서 운동삼아 그리고 신선한 물건과 할인상품을 사기 위해 주로 롯데마트로 향한다. 시간대를 잘 맞춰가면 운 좋게 10%, 30% 할인스티커를 붙인 상품들이 눈에 띄고, 반가운 마음에 얼른 보고 집어든다. 다른 건 몰라도 질 좋은 고기를 조금이라도 싸게 먹일 생각에 혼자 부지런을 떤다. 세 팩을 사도 한 끼로 금세 연기처럼 사라지지만 성장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고기반찬을 준비한다. 반찬을 잘 안 먹는 아들의 취향을 고려한 선택이기도 하다. 한우 쪽은 쳐다보지도 못하고, 호주산 불고기용 고기와 국산 돼지고기를 주로 산다. 한국인의 소울푸드라고 할 만큼 남녀노소 사랑하는 삼겹살과 목심을 일주일에 2번 정도 집어든다. 좋아하기도 하고 프라이팬에 굽기만 하면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기에 자주 선택한다. 고소한 냄새와 부드러운 식감은 입맛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기름진 지방을 피하는 나도 기운이 달릴 땐 삼겹살이 생각나서 영양보충식으로 찾는다. 먹을 때부터 기분은 업되고 힘이 솟는 착각마저 든다.
<삼겹살의 효능>
1. 성인병 예방에 효과
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포화지방산이 소고기보다 적고 필수 불포화지방산인 리놀레산이 풍부하다.
2. 어린이 성장발육 촉진
인, 칼륨, 미네랄이 풍부해 어린이와 수험생에게 영양식으로 좋다.
3. 피로해소
피로해소에 좋은 B1이 소고기보다 10배나 많고, 철분 함유로 철 결핍성 빈혈예방에 좋다.
4. 탄력 있는 피부 유지
비타민 B군, 단백질, 미네랄로 피부 탄력에 효과적이다.
5. 중금속 해독작용
노폐물 배출에 효과적이라 봄철 황사철에 인기다.
학창 시절 엄마도 삼겹살을 자주 구워주셨다. 주택에 살았기에 창문을 열고, 동네방네 냄새를 풍기며 거실에 신문을 깔고 돌판 가득 삼겹살을 지글지글 구워 자식들 입에 넣어주셨다. 김치와 쌈을 싸서 먹으면 한 주의 피로가 풀리는 듯해서 참 많이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참, 아낌없이 자식들 먹일 고기를 정육점에서 사 나르던 엄마가 생각난다. 나는 주방에 서서 시끄러운 후드 소리를 들으며 프라이팬에 고기를 굽지만, 어느새 엄마의 모습은 닮아있다. 부모가 되면, 자기도 모르게 부모의 모습을 어느 정도는 따라서 사는 것 같다. 그래서 부모가 자식의 거울이라고 할 만큼 평생 미치는 영향이 큰가 보다. 아이들이 보약보다도, 영양제보다도, 식품으로 영양분을 섭취하기를 바라며 오늘도 난 삼겹살을 굽고, 밥을 한다. 신선하고, 양질의 음식으로 몸을 살릴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삼겹살이 단순한 고기 덩어리가 아닌 바라는 대로, 피로해소와 영양공급이라는 역할을 제대로 해 주기를 바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