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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화강고래 May 03. 2024

유튜브에서 받는 힘

아침 단상으로 글쓰기 습관 130

쇼츠도 유튜브도 엄청 좋아하지 않는다. 빠져들면 헤어 나올 수 없다는 도파민 중독의 대표적인 대상이며, 멍하니 작은 화면만 보며 시간을 흘러 보내기에는 한정된 내 시간이 아까워서 안 한다. 그럼에도 내가 좋아하는 채널이 몇 개 있다. 나름, 삶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는 채널들이다.


"경동 브라더스"란 김경일박사와 장동선박사의 대화를 좋아한다. 보고만 있어도 편안함이 느껴진다. 인지심리학과 뇌과학의 연결을 통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궁금할 법한 이야기를 쉽게 설명해 준다. 박사나 교수라는 거리감 있는 타이틀보다 평범한 얼굴에 구수한 입담을 하는 친근한 이미지가 좋다. 어쩌면 색다른 이야기가 아닌데도 그 둘의 케미나 말을 풀어내는 능력이 나를 끌어당기는 것 같다. 글로 쓰인 스토리텔링이든, 말로 하는 스토리텔링이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대단하다. 


뇌와 행복의 크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산책을 나섰다. 여름 햇살이 비추기 전 상쾌한 공기 속에 살며시 퍼지는 라일락 향기를 코끝에 마주하며 편안한 걸음을 걸었다. 


질문 : "똑같은 돈을 쓰고도 얻을 수 있는 행복의 크기는 다르다?"

답변 : "내가 언제 행복한 지 모르면 돈을 아무리 써도 행복하지 않다."


행복한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면 내 행복의 빈도, 크기, 가격까지 알게 된다. 소소한 행복을 기록한 책들이 많은데 의외로 난중일기에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난중일기에는 급박한 전쟁이야기만 나오는 줄 알았다. 

"-와 --먹었다."

그래서 힘이 났다는 등의 기록이 새삼스러웠다. 넘사벽인 역사 속 인물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인지라 결국 스스로를 회복시키는 힘이 필요하고 소소해 보이는 행복이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당연한 이야기도 가끔은 새롭게 느껴지는 힘이 있다. 인스타에 넘쳐나는 과시와 부러움의 음식이 아닌 내가 먹고 행복하면 그만인 음식이라는 게 차이라면 차이일 듯하다. 일기나 기록이 자신을 아는데도 남에게 영향을 미치는 데도 중요하다는 사실도 영상 시청을 통해 덤으로 챙겼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채워 자칫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주변 탓을 하기보다 나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충전을 해야 한다. 나를 위한 소비와 타인과 함께하는 소비의 균형을 맞춰야 오래간다. 조화와 균형, 어디서나 꼭 나오는 쏠림 없는 균형이 답이다. 


어제의 자책과 지루함을 덮고 오늘 다시 힘을 내서 걷는다. 내 행복 충전의 1등 공신인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잊지 않는다. 처음 사는 시간이며 배우고 있으니 괴로워하지 말자고. 내가 좋아하는 커피와 산책이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격려의 말이 필요한 순간, 유튜브에서 힘을 얻고 길을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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