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행복의 힘

아침 단상으로 글쓰기 습관 17

by 태화강고래

소소한 행복은 역시 가까이에 있다.


소확행이라는 말이 한때 유행했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 같이 자기를 위한 휴식과 충전을 위한 소비를 통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면서 삶을 살아간다는, 젊은 층에서 유행했던 소비 트렌드였다. 마법같이 짠하고 짧은 순간에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 수치를 높여 지치고 힘든 현재의 삶에 행복을 안겨준다는 게 핵심이다. 지금은 유행어라는 관심 타이틀을 벗고 원래 있었던 단어처럼 일상 곳곳에 녹아든 느낌이다.


소소하다 : 1. 얼마 되지 아니하다. (minor, small, trivial)

2. 작고 대수롭지 않다.

3. 밝고 환하다



뒷북도 아니고, 갑자기 "소소하다"의 뜻이 궁금해 찾아봤다. 1번과 2번을 지나 3번 뜻이 눈에 들어왔다. 작고 얼마되지 않는다는 뜻과 밝고 환하다는 뜻이 역설적으로 들렸다. 작은데 밝고 환하다! 소확행에 찰떡같이 잘 맞는 뜻까지 포함하고 있다니 놀라웠다. 일상적으로, 습관적으로, 자연스럽게 하던 소소한 일상의 행동 하나하나가 내 안에서 밝게 빛나 살아가는 힘을 채워주고 있었다.




초겨울 산행은 오래간만이었다. 북한산, 지리산, 설악산도 아닌 집 근처 산에 올랐다. 10년을 살면서 오늘에야 남편과 함께 올라가자는 약속을 지켰다. 초겨울 날씨에 코끝을 스치는 바람은 차가웠지만, 오랜만의 겨울산은 고요하게 나를 맞아주었다. 결혼 전까지 강아지 두 마리를 데리고 가족과 함께 뒷산에 오르던 추억도 떠올랐다. 낙엽으로 덮인 겨울산이어도 소나무 향이 느껴져 마음이 상쾌 유쾌했다. 매일 운동을 하기에 자신 있게 산에 가자고 먼저 제안했던 나의 심장은 발걸음보다 빨리 뛰어 숨이 차서 몇 번을 쉬어야 했다. 오히려 남편은 편안한 숨소리를 유지하며 한 발 한 발 잘 걸어 나갔다. 체중감량의 효과가 이렇게 큰지 몰랐다며 스스로의 건강에 대해 만족해했다. 그렇게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걷고 기다리고를 하며 우리는 천천히 올랐다. 간간이 보이는 사람들은 산행이 루틴인 듯 앞서서 잘 나아갔다. 잠시 쉬는 중에 겨울산에 해가 비치는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고개를 들어 멀리서 이글거리는 해를 쳐다봤다. 이게 바로 소소한 행복이구나! 내 마음속에 햇살이 비추는 것! 이런저런 현실적인 문제와 고민으로 답답할 때 한 줄기 빛이 비쳐줄 때의 기쁨. 오랜만에 남편과 함께 산행을 나선 것부터가 소확행이었다. 단순한 혼자만의 물질적 소비가 아닌 함께 시공간 소비를 통해 소소한 행복을 느꼈다.


산 정상까지는 4시간이 소요된다는 안내판을 보고 오늘은 워밍업 등반이니 무리하지 말자면서 1시간 반을 오른 후에 천천히 내려왔다. 한 달에 2번은 같이 오르고, 1주일에 한 번은 혼자서 오르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언제나 그렇듯 내려오는 길은 올라가는 길보다 쉽고 빠르다. 인생이 그렇듯이.




산을 내려와 설렁탕집에 들어가 차가운 몸을 뜨끈한 국물로 녹였다. 산을 타고 내려온 후 먹는 설렁탕은 오래간만에 먹은 것도 있지만 진한 국물이 달게 느껴졌다. 그저 추운 아침에 산을 오른 것뿐인데, 내 마음은 산에 오르기 전보다 훨씬 따뜻해져 있었다. 혼자 느끼는 행복만큼이나, 가족과 느끼는 행복은 참 따뜻하다. 힘들고 지친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그때마다 소소한 행복 찾기를 다시 시작해 봐야겠다. 혼자도 하고, 같이도 하고, 그렇게 삶을 세로토닌으로 채워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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