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단상으로 글쓰기 습관 25
언제였더라? 우리가 다 함께 외식을 한 지가? 지난여름?
조수석에 앉아 혼잣말인 듯 아닌 듯 나는 말했다.
주말이면 가끔씩 집밥이 아닌 식당밥을 찾아 쇼핑몰에 입점한 식당이나 근처 식당에 간다. 13살 아들은 올봄이 되자마자 결심한 듯 집 밖에 나가는 것 대신, 혼자 라면 먹고 숙제하고 게임하는 것을 선호하는 청소년으로 변신했다. 그 아이를 모시고 외식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게 되었다. 누구보다 먼저 신발 신고 나서던 가벼운 꼬맹이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바위처럼 무거운 남자 사람으로 바뀌어, 보이지 않는 시간의 힘에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다.
오늘은 특별하게도 그런 아들이 본인이 직접 패딩을 고르겠다며 같이 나갔다. 옷에 관심 없다고 하나, 보아하니 관심이 생기는 중인 것 같다. 완성된 4인가족의 모습으로 쇼핑몰에 갔다. 당연히 자주 가는 파스타를 파는 가성비 좋은 식당으로 갈 줄 알았는데, 오늘은 달랐다. 아들은 면을 좋아하기에 짬뽕, 라멘, 파스타를 놓고 메뉴를 고민했다. 딸은 라멘은 싫다고 제일 먼저 외쳤다.
남편 : 검증이 안된 중국집이니 오늘은 평소대로 파스타 먹고, 짬뽕은 다음에 먹던데 가서 먹자.
아들 : 안 가던 곳이라도 도전은 해 봐야죠!
평소 말이 없던 아들의 "도전"이라는 그 단어에 나는 마음을 돌렸다. 사실 내 속은 까르보나라를 맛본 지 꽤 되어 원하는데, 까르보나라를 뒤로 하고 아들의 편에 서고 싶었다.
나 : 그래, 도전! 좋지! 매번 같은 식당에서 먹을 수는 없지. 네 말대로, 도전해 보자. 작은 도전이니 해보고, 맛이 없으면 다음엔 안 가면 되지. 크게 손해 날 건 없으니... 가보자.
그렇게 우리는 그날의 첫 손님으로 중식당에 자리를 잡고 앉아 주문했다. 간짜장, 해물 짬뽕, 탕수육.
중간계산서라는 이름으로 받은 계산서에는 12시 이전 식사 손님이라고 식사값의 20프로 할인이 적용되었다. 가격도 괜찮아졌으니 선택적 부담도 조금 더 줄어든 셈이었다.
두둥.
드디어 제일 먼저 나온 탕수육을 한 입씩 베어 물고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괜찮네. 이 정도 맛이면.
짜장면을 먹은 딸의 품평도 나왔다.
맛있어요.
그리고 중요한 짬뽕. 매운 짬뽕을 말없이 먹던 아들이 가장 먼저 말했다.
시원한 맛이 안 느껴져요. 그냥 약간 맵기만 해요.
내가 봐도 해산물의 양은 무난한데 시원한 매운맛이 아닌, 그저 고춧가루로 맛을 낸 매운맛이었다.
짬뽕 미식가인 냥 아들도 이미 매운맛에서 느껴지는 미각의 차이를 알고 있었다.
우리의 작은 도전은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연신 맛있다고 입을 놀릴 만큼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맛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쇼핑몰에서 팔릴 만한 맛이었다. 그러면 됐지. 이런 것도 도전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나 일상 속 작은 '도전'을 해보면서 도전과의 거리감을 좁혀나가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 부모가 되니 살면서 도움이 될 만한 무엇이든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도드라진다. 작은 도전부터 시작해야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커다란 도전들을 용기 있게 맞이할 수 있다는 자기 계발서 저자들의 조언이 생각났다. 크던 작던 선택하기를 주저하고, 선택해 주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사람으로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소심한 내가 학창시절 그랬던 것처럼. 또한 소소한 도전과 선택을 통해 단조로운 일상의 변화를 느끼고 싶었다. 중년의 나 자신을 위해서도, 성장하는 내 아이들을 위해서도. 도전, 그거 별거 아닐 수도 있으니, 한번 해보자!
거창하게 들리는, 도전하는 삶, 가슴 뛰는 삶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