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머니

by 지니의 쉼표

나는 실용적인 사람이다.

꽃을 선물하는 것을 극도로 아까워하는 사람이다.

어느 연예인이 방송에서 "꽃을 싫어하는 여자는 여자도 아니다"라는 말을 듣고, 난 그 연예인을 싫어하게 되었다. 개인마다 각자 다른데 만약 돈이 많아서 그 돈이 푼돈처럼 느껴졌다면 모를까... 그 돈이 아이들의 끼니와 바뀌는 것이라면 꽃을 좋아하는 것은 사치다.


그런데 방송에 나와선 여자도 아니라는 말을 뱉을 만큼 꽃이 그만큼 좋다는 표현을 했다는 것이... 타인의 배려하지 않은 말로 나에겐 다가왔다. 내가 싫어하는 것을 그녀는 모르겠지만 그 뒤로 난 그 연예인을 싫어했다.




그런 내가 그 꽃을 살 때가 있다. 아이들 졸업식 때다.


아이에게 주려는 건 아니고, 한 해 동안 고생하신 선생님께 드리기 위한 최소한의 감사 표시를 졸업식 때만은 하려고 한다.

우리 아이들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때만 해도 스승의 날이 되면 선물을 챙겨 갔다. 그렇게 감사의 표시를 크던 작던 해도 되는 때가 있었다. 나 역시 양손 가득 선물과 꽃을 스승의 날이 되면 쇼핑백 가득 받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졸업할 때쯤 '김영란법'이 시행되었다.

그 뒤로 한해 혹은 몇 해 동안 고생하신 선생님들이 빈손으로 아이들과 헤어지는 것을 보았다.

나는 감사 표시를 알려주는 것도 내 아이에게 가르쳐야 하는 교육이라 생각한다.

졸업식 후 선생님께 꽃다발이라도 챙겨 드려, 따로 찾아뵙고 마지막 인사를 하게 했다.


김영란법 때문에 이제는 감사하는 마음도 표현하면 안 되는 때가 된 것 같다.


받는 입장에선 이 눈치 저 눈치 보지 않으니 편하기도 하다.

그러나 주는 입장에선 아이들에게 진심이신 선생님들에게 작은 성의 표시를 할 수 있을 때가 좋았던 거 같기도 하다.


무더운 여름이면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도 한잔 사 들고 인사해도 요즘은 그것도 극구 사양해야 하기에... 내가 뭐라고 그 두 손을 부끄럽게 하나 싶기도 하다.

나는 매실을 담그곤 맛있게 되었다고 예쁘게 꽃병처럼 포장을 해서 드리기도 하고, 병원을 들렀다가 늦은 등교하는 날이면 아침으로 아이의 빵을 사 먹이고는 선생님의 출출함을 달래 드리고 싶은 마음에 빵을 사서 아이 편에 보내기도 하였다.

소소하게 맘을 전할 수 있었던 때가 좋았던 거 같기도 하다.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해 주며, 학원을 보내지 않아도 아이들의 부족한 부분을 남겨서라도 가르쳐 주시고, 작은 것까지 아이들 자존감을 높여 주기 위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아이들에게 진심이신 선생님을 만날 때면 감사를 표현할 방법이 없어진 것이 서운할 때가 있다.


이렇게 소소한 선물을 하던 나 같은 사람 때문에 생긴 법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우리 아이들 저학년 때, 어떤 이는 정장을 사줬다. 돈을 얼마 드렸다. 지나친 사람들의 이런 이야기가 들려오면 위축되기도 했기에... 그 싹을 잘라낸 것이 옳다고는 느낀다.


컴퓨터가 익숙하여 진심이 아니면 쓸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글쓰기 귀찮아하는 아이들의 손편지의 고백도 요즘은 소중하다.


훌륭하신 선생님께 고마움을 표시하는 방법을 찾고 싶다.

꽃보다 머니가 좋은 여자인 나도

진심을 담아 감사를 표현할 때면 꽃을 산다.






*사진출처: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