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8929-****

by 지니의 쉼표

엄마 돌아가시고 한의원을 가는 길이 아프다.

늘상 엄마 생각으로 힘이 들었기에 출발할때부터 힘들다.


창 밖에 엄마와 비슷한 옷을 입은 사람만 봐도,

엄마와 나이가 비슷한 사람이 횡단보도를 지나는 것만 봐도

한의원을 가는 시간 내내 심장이 욱신거린다.


제일 힘든 곳은 한의원과 엄마네 동네 사이 골목길이다.

엄마가 아침에 나에게 전달해 줄 맛난 음식을 했을 때마다

무생채 조금, 가지볶음 조금...이런걸 챙겨 줄려고 내가 한의원 들어가기 전 마중 나오는 그 길목.


그곳을 지나야 한의원을 갈 수 있어서

쳐다보면 엄마가 걸어오던 모습이 떠올라...눈을 꼭 감고 지나야만 갈 수 있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몇개월이 지날때쯤

직장과 집안 일을 이리저리 생각하느라 정신을 쏙 빼고 운전을 했다.


한의원 근처에 주차할 곳이 몇바퀴를 돌아도 없었다.

차를 가지고 엄마와 만나던 길목을 아무생각 없이 지나쳐

커피숍 주차장에 주차를 하면서


'헉!...이렇게 분주하게 살다가 보면 잊혀지나보다 그 골목을 그냥 지나쳐 왔네'하며 차에서 내렸다.


커피숍에 "한의원 다녀오겠다"고 하며 주차 양해를 구했다.

단골처럼 다녀 이리 급할때면 한번씩 주차를 할 수 있게 해 준다.


커피를 주문하고 포인트 적립을 위해 전화번호를 입력하라고

점장이 얘기하여 전화번호를 입력하는데 010-8929-****를 몇번을 누르는데 계속 아니라고 하는데

'뭐지?'하는 순간,

엄마 전화번호였다.

내가 엄마 전화번호를 몇번이나 누른 것이다.


그때부터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점장님이 "왜요?"

"얼마전 엄마를...떠나보내고...엄마 전화번호만 생각이 나고, 제 전화전호가....생각이 나지 않아...요..."

엉엉...거의 꺼이꺼이 눈물이 흘렀다.


너무 부끄러워 고개 숙이고 울다가 고개를 들고 점장님과 눈이 마주쳤는데

이미 점장님도 함께 우는게 아닌가?

그 모습을 보고 엄마를 보내고는 밖에서 그렇게 운적이 없을 만큼 펑펑 울었다.


엄마와의 추억은 왜 더더 또렷해지는지

언제쯤 희미해 지는 것인지

그렇게 갑자기 '엄마가 떠오를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이렇게 잊혀지나 했다가

갑자기 생각지도 않았던 순간,

습관대로 엄마의 전화번호를 누르곤

내 전화번호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 그 날은


꾹꾹 눌러 더이상 채울 공간이 없어

가득 차 올라 있던 눈물을 터트렸다.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었나 보다.

눌렀던 펌프가 견디지 못하고 터진것처럼 솟아올랐다.


내 슬픔이 어디까지였는지 어디부터였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을만큼 아주 깊은 곳까지 욱신욱신...가슴이 아팠다.


엄마가 보고싶다.






*사진출처: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