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빛이 만나는 터키에서
동서양을 잇는다는 그 하나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고 또 불행한 도시, 이스탄불.
동과 서를 잇는 보스포루스 해협 위의 다리는
‘Welcome to Asia’와 ‘Welcome to Europe’이라는 표지판으로
자신의 손님들을 맞는다.
이스탄불에서 배낭여행자들이 모이는 곳은
술탄 아흐메트로
유명한 볼거리와 대부분의 여행자 숙소가 이곳에 모여 있다.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서로 약간의 거리를 두고 마주 대하고 있는
블루모스크와 아야소피아 성당이었다.
매일 밤 하는 것이었는지,
아니면 일주일에 한두 번이었는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저녁 해가 질 무렵부터 몇 시간에 걸쳐
블루모스크 앞에서는
블루모스크가 새워진 경위를
라디오 드라마 형식으로 이야기하는
일종의 ‘쇼’가 펼쳐지고 있었다.
블루모스크는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자신의 색깔을 파란색, 분홍색, 노란색으로 바꾸며
한층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수많은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이
맥주 한두 캔을 마시며 이 쇼에 열중하고 있었다.
나도 그 군중 속의 한 명의 관객이었다.
쇼가 끝나고 서로 알게 된 그들과 술을 몇 잔 더 마셨던가.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이미 빛 하나 없었고,
난 좀 취했던 거 같다.
길을 걷다 뒤를 돌아보니,
아니 하늘을 봤던가,
블루모스크가 보였다.
블루모스크의 윗부분과 첨탑은
노란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를 마치 나방이 불을 찾듯,
수많은 갈매기들이 모여 날고 있었다.
그 갈매기들도 모스크의 빛을 받아 노랗게 빛나고 있었다.
난 지금,
아라비안나이트의 천일야화 속을
걷고 있구나.
이런 생각과 함께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그 사진에는 아무것도 찍히지 않았고,
그래서 그 순간은 더욱 현실감 부재의
시공초월의 기억으로,
일순의 ‘꿈’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