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 두고 온 기억
캄보디아는 사람들에게 앙코르와트의 나라로만 알려져 있지만,
프놈펜과 시아누크빌에도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스물여덟의 나는 혼자 그곳을 여행했다.
그 여행은 내 젊은 날의 일부였고,
내 삶의 방향을 바꾸어놓은 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뒤,
그때와 같은 길을 남편과 함께 다시 걸었다.
이제는 혼자가 아닌 둘의 여행이었다.
그는 내가 젊은 날 보았던 풍경을 처음 보았고,
나는 그때의 나를 다시 보았다.
그의 눈에 비친 캄보디아는 신기했고,
내 눈에 비친 캄보디아는 익숙했다.
낯섦과 익숙함이 나란히 걷는 여행이었다.
하지만 캄보디아는 변하지 않았다.
거리도, 풍경도, 사람들의 표정도 그대로였다.
현지인의 한 달 수입은 변함없이 100달러 남짓인데,
약국에서 산 연고 한 통은 우리나라와 다름없는 10달러였다.
씨엠립의 거리에는
여전히 열 살쯤 된 여자아이가 엽서를 팔고 있었다.
지나치는 관광객에게 조심스레 말을 걸다,
대답이 없으면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바다는 여전히 눈부시고 앙코르와트는 인산인해지만,
그 빛 아래 사람들의 삶은 아직 그늘 속에 있다.
그래서 다음에 다시 간다면,
그 아이가 더 이상 아무것도 팔지 않아도 되는, 조금은 나아진 나라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