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카라, 산 아래 천국

네팔에서 보낸 나날들

by 치세

포카라는 카트만두에 이은 네팔 제2의 도시이다.

도시라고는 하지만,

히말라야의 설산과 청량한 호수들이

이 세상 물건 같지 않은, 신비한 이미지를 자아낸다.


안나푸르나와 마나슬루, 피쉬테일 등

7000미터가 넘는 설산들.

바로 이곳은 안나푸르나 등반의 시작지 이기도 하다.


난 이곳의 ‘블루 헤븐’이란 게스트하우스에서

세 명의 네팔리 보이들과 함께 한 달을 보냈다.

매일 페와호수에서 돛단배를 젓고

저녁이면 호수 위에 지어진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누렸으며

매일 한편씩 노래하고 춤추는 인도 영화를 보았다.


20일쯤 머물렀을까.

아침의 단잠에 정신 못 차리고 있는 나의 방문을

세 명의 네팔리 보이가 가열차게 두드렸다.

“지니 웨이크업 웨이크업”

눈을 비비며 밖으로 나온 난 잠시 숨을 멈췄다.

늘 뿌옇게 그 형체만 보이던, 자신을 꼭꼭 감추던 설산들이

머리 꼭대기까지 그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고 있었다.


그날은 포카라가 천국이 된 날이었다.

난 그날 천국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