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나시, 생과 사의 경계에서

인도의 시간 속으로

by 치세

마더 강가라 불리는 인도인의 영원한 성지,

갠지스강의 도시 ‘바라나시’.


바자르를 형성하는 수많은 미로 속에서 길을 잃고,

막다른 골목에서 거대한 소와 마주하는 황당함.

모든 힌두교도들은 죽은 다음 이 갠지스강의 화장터에서

자신을 불태우고 싶어 한다.


내가 이곳을 찾은 때는 인도의 건기,

즉 여름에 해당되는 날씨였다.

지나친 열대야로 잠을 잘 수 없었고,

새벽 다섯 시면 어김없이 불면으로 멍해진 몸을 이끌고

갠지스강으로 향했다.


갠지스강의 가트에는

몇 개의 목욕탕과 몇 개의 빨래터,

그리고 몇 개의 화장터가 이어져 있다.

목욕하는 사람들 옆에서는 아낙네들이 빨래를 하고,

그 옆에서는 화장의 불길이 피어오른다.


물은 부패했고 더러웠다.

나는 인도에 심취한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팔고 있는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꽃 한 송이를 들고

그 물 안으로 들어갔다.


마더 강가라 불리는 그 성스러움 때문인지,

아니면 인도의 마력에 취했는지,

그것도 아니면 너무 더워서 약간 미쳤는지,

여행자들은 누구도 들어가지 않는

그 시궁창 물에서의 목욕의 기억, 그 물의 촉감은

‘삶과 죽음’을 구분 짓지 않는

힌두교의 오래된 비밀을 알아버리고 만,

그런 당혹스러움으로 지금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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