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아버지의 손
“초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
그 말은 비수처럼 내 귓속으로 박혔다.
“술 마시고 들어오신 날, 저한테… 그렇게 하셨어요.”
소녀는 ‘그렇게’란 단어에 모든 걸 담았다.
형사로서 나는 구체적인 진술이 필요했지만, 인간으로서 그 단어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냥… 그날이 끝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자면 끝나겠지… 근데 계속 반복됐어요.”
소녀는 말을 이어갔고, 말이 말이 아닌 고백이 되어 내 가슴을 때렸다.
2명의 여동생도 같은 피해를 입었다는 진술,
그리고 그 끔찍한 부모의 학대와 보험 사기,
자신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던 어른들에 대한 증오.
소녀는 부모를 ‘그 사람들’, ‘그 새끼들’이라고 불렀다.
나는 정정하지 않았다. 정정할 수 없었다.
나는 그녀의 진술을, 기록하지 않고 받아냈다.
그건 수사가 아니었다. 인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