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유난히 힘든 시간이 있었다.
그 해는 유독 지치고 버거운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런 내 곁에 한 친구가 김윤아 가수의 노래, ‘Going Home’을 추천해 주었다.
모든 걸 내려놓고 훌훌 떠나고 싶던 날들.
그러나 그 노래를 들으며 퇴근하는 길은 더 이상 무겁기만 한 길이 아니었다.
마음 한 켠에서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말해 주는 듯했다.
‘지금 너, 집으로 가고 있어. 괜찮아.’
그러던 어느 날, 수업 중 채점을 하던 한 아이가 내게 와서 물었다.
“쌤, 정답은 in the house인데요, 저는 in the home이라고 썼거든요.
근데 틀렸대요. 같은 집이잖아요?” 약간 억울한 듯, 따지듯 묻는 아이.
나는 웃으며 답안지를 돌려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틀렸어. 다시 고쳐 와야 해.” 그러자 아이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물어왔다.
“근데요, 같은 집인데 왜 틀린 거예요? 이상하잖아요.” 그 질문에 피식 웃으며, 천천히 설명
설명해 주었던 적이 기억이 났다.
같은 ‘집’이지만, 영어에선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home과 house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 한다. home의 어원은 고대 영어 hām에서 비롯되었고,
그 뿌리는 고대 게르만어 haimaz, 그리고 더 멀리는 인도유럽조어 tkei- — ‘머무르다’, ‘거처를 마련하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감정적인 유대와 정서적인 소속감이 있는 장소,즉 ‘마음의 안식처’라는 뜻을 품고 있는 단어이다.
반면에 house는 고대 영어 hūs, 인도유럽조어 keu- — ‘덮다, 숨기다’에서 유래된 말이다.
즉, 물리적인 건축물, 사람이 살 수 있도록 지어진 구조물을 말하는 것이다.
( 출처 정리 : Oxford English Dictionary (OED) – home, house 어원 항목
Online Etymology Dictionary , Cambridge Dictionary )
우리가 사는 집은 단순히 건물이 아니라,
기쁨과 슬픔, 그리고 서운함마저도 모아두는 그런 곳이기도 한 것이다.
같은 ‘집’이라는 이름 아래 있지만, 그 모양도, 무게도, 그 안에 담긴 감정도 모두 다르다.
house와 home처럼 — 같은 공간이라도 그 안에 담기는 시간과 이야기는 전혀 다르니까.
나는 문득 생각해 본다.
앞으로 내가 만들어 갈 나만의 house와 home은 어떤 색일까?
어떤 모습으로 나를 기다려 줄까?
내 아이들에게는,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집에서,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home이 되기를.
그리고 나에게는, 그저 몸을 누일 수 있는 공간을 넘어, 언제든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그곳이 되기를...
여러생각을 하며 오늘도 나는 ‘집으로’의 노래를 들으며 나만의 안식처에서, 평온을 찾아보려 한다.
- home (noun):
the place where you live, especially with your family, or where you feel you belong.
house (noun):
a building that people, usually one family, live in.
(출처:Cambridge Diction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