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이었다. 나의 큰딸이 옛노래를 듣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이문세 노래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수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가사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표현된 그 가사 속에서, 어릴 적 미니카세트에 테이프를 넣고 음악을 듣던, 그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러다 문득,
‘때로는 이런 아날로그 감성이 디지털 시대를 밀어낼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복수심이 스치듯 지나갔다.
‘디지털이라는 언어는 고대 시대에도 존재했을까?
우리는 언제부터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나누게 되었을까...’
영어 단어 "analog"(또는 "analogue")는 원래 비교를 통한 유사성이라는 개념에서 유래한 단어다. 그 어원은 라틴어 analogus → 그리스어 analogos (ἀναλόγος)로,
ana- (ἀνά): "up", "again", "according to" (…에 따라), logos (λόγος): "ratio",
"proportion", "word", "reason" 으로 구성된다.
즉, analogos는 "비례에 따라, 또는 유사한 관계에 있는"이라는 뜻을 가진다.
이 단어는 19세기 중반 (~1820s–1830s), 과학 및 철학 분야에서 “유사한 관계(analogy)”에 기반한 설명을 의미하는 형용사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전자공학 분야에서 "analog signal"(아날로그 신호), 즉 현실 세계의 연속적인 물리량(예: 소리, 온도, 빛 등)을 시간에 따라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전기 신호로 나타내는 방식을 가리키게 되었다.
반면, digital은 불연속적인 값(0과 1)으로 정보를 표현하므로, 아날로그는 디지털의 반의어로 자리를 잡게 되었고, 기술 발달과 함께 두 방식의 대비는 더욱 명확해졌다.
(참고 출처: Oxford English Dictionary, Cambridge Dictionary,
Online Etymology Dictionary: https://www.etymonline.com/word/analog)
digital의 의미를 알아보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digital의 어원은 라틴어 digitus → 손가락, 발가락 (finger, toe)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형용사형인 digitalis는 “손가락에 관한”, “숫자의”라는 의미를 지닌다.
영어에서는 이미 15세기경부터 “숫자(digits)”와 관련된 뜻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수치를 손가락으로 세는 방식에서 유래해, digit은 숫자로 표현된 것으로 확장된 것이다.
1940~50년대, 전자공학과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digital은 연속적인 값(analog) 대신 이산적인 값(0과 1)으로 정보를 표현하는 방식을 가리키는 기술 용어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Digital computer는 정보를 이진수(binary)로 처리하는 컴퓨터이며, 이와 대조되는 개념이 analog computer이다. 디지털 신호는 불연속적인(discrete) 값으로 정보를 표현한다.
이처럼 다소 과학적인 설명이 많아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현대에 들어와서는 의미가 확장되어 디지털 시대(digital age), 디지털 문화(digital culture),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와 같은 개념으로 넓게 쓰이고 있다.
(참고 출처: Online Etymology Dictionary ▶ https://www.etymonline.com/word/digital
Oxford English Dictionary ▶ https://www.oed.com
Cambridge Dictionary ▶ https://dictionary.cambridge.org)
더욱 신기한 건, ‘digital’이라는 단어가 15세기 중반에 먼저 사용되었고, ‘analog’는 19세기 중반에야 등장했다는 점이다. 즉, digital이 analog보다 약 400년 이상 먼저 생겨난 단어였던 것이다.
그런데 나는 왜 과학적 의미의 ‘아날로그’라는 단어를, 감성이라는 추억 속에만 가두려 했을까? 가끔 아이들에게 말하곤 했다. “공부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해야 해.”
“아무리 디지털이 좋아도, 손으로 쓰면서 읽어야 해.” 그러면서 어쩌면, 나도 모르게 옛 방식을 고집해 왔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디지털이라는 단어는 오히려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그리고 그 의미와 사용 방식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해 왔다. 그래서일까. 디지털이라는 단어는 어쩌면 어떤 단어보다도 시대에 맞춰 적응을 잘해 온, 카멜레온 같은 단어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도 이제는 배워야 할 것 같다.
빠르게 변하는 이 사회 속에서, 한 가지만을 고집하기보다는 때로는 디지털로, 때로는 아날로그로, 균형을 잡아가며 살아가는 법을. 컴퓨터처럼 정답이 있는 삶이 아니기에.
정답 없는 하루하루 속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유연하게, 나답게 살아가는 법을.
오늘도 나만의 데이터를 만들어 봐야 겠다.
-digital (adjective)
"(of information, music, an image, etc.) in the form of numbers, especially binary (= using only 0 and 1)." (출처: Cambridge Dictionary )
"Of signals or data: expressed as series of the digits 0 and 1, typically for processing in a computer system." (출처: Oxford English Dictionary)
-. Analog / Analogue (※ “Analog”은 미국식, “Analogue”는 영국식 표기입니다.)
(noun)-"Something that is similar to or can be used instead of something else."
(adjective) -"(of a device or system) using physical quantities (such as voltage or pressure) to represent data." (출처: Cambridge Diction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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