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남들보다 걸음이 늦는 것 같을 땐,

조금 늦어도 괜찮아, 우리네 인생

by 푸르른 시월

사실 난 말이야

성실함과 게으름쟁이는 다른 말이라고 생각해.


사회에서 말하는 게으름쟁이들은 대게 걸음이 늦어지는 걸 뜻하더라.

수험생활을 몇 번 더 해보거나,

여러 경험을 쌓느라 취직이 늦어지거나,

결혼에 뜻이 없어서 자신의 생활을 즐기거나 행복한 연애를 지속할 때 말이야.

그래서 성실하다는 말과 느리다는 말이 동시에 존재할 수가 있더라.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성실하다는 말을 듣는 사람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게으르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


사실 그게 걸음이 늦은 걸까?

나는 걸음이 신중한 거라고 생각해.

인생은 긴 마라톤이잖아.

그 경기에서 누군가는 단거리 선수일 거고

또 누군가는 장거리 선수일 테지.

단거리 선수가 천직에 맞는 사람은 빠르게 달려 나갈 거야.

장거리 선수인 우리들은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만 늦은 게 아닐까 걱정하겠지만

결국 인생이란 레이스에서 페이스를 잃지 않아야 하는 건 우리야.

단거리 선수들이 실컷 뛰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우리는 느리지만 확실한 발걸음을 옮길 것이고

그걸 보면서 단거리 선수들도 장거리 경주에 참여할지도 모르는 일인 걸.


사람들은 저마다의 페이스를 가지고 있어.

그리고 그 속도를 정답으로 여기며 그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실패자라 칭하며

느린 사람들의 속도에 조언을 넘어선 지적을 남발하는 것일지도 몰라.


이렇게 뛰지 못하면 네가 느린 거야!

그런 느린 속도로 뭘 하겠어!

남들이 하는 만큼은 해야!


하지만 말이야 우리 인생인 걸?

느린 페이스의 우리가 속도를 빨리 올려 인생이란 경주에 참가한다 해도

결국은 얼마 못 가 주저앉게 되고 말 거야.

그리고 옆에서 억지로 속도를 올리게 한 그 누구도

우리의 인생을 살펴보고 보살펴주지 않아.


결국 우리는 우리만의 속도로 나아가야 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말 드물게는 빠른 페이스로 장거리 경주를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거야.

그리고 모두가 그런 사람들을 선망할 테지.

그럼에도 명심해.

억지로 스퍼트를 내다가는 다치는 건 우리라는 걸.

결국 우리에게 맞는 속도가 있다는 걸 말이야.


대학교를 몇 년 더 다녀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취업준비가 늦어져 오랜 알바생활을 한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도망치듯 퇴사하곤 다시 취직을 준비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육아로 인해 휴직했다 다른 곳으로 취업 준비를 한다고 해도.

놀라우리만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우린 그냥 우리로서 존재할 뿐이야.


그러니 느린 발걸음을 가진 그대야,

그저 꾸준히 자신의 걸음을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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