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는 4월에도 눈이 온답니다.
엊그제 일정을 마치고는 뒤늦게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흰 눈이 펑펑 내리는 봄을 보았습니다.
벚꽃이 만개하는데도 내리는 눈이 어찌 나도 이질적이던지.
생소한 광경에 그만
탁, 하고
입김을 터트렸습니다.
꽤나 멋들어진 풍경이었지만 지구를 위해서라도 그런 광경은 덜 보고 싶더군요.
그런데 눈이 내리니 그런 걱정이 들더랍니다.
'이번 농사는 망한 건가..?'
작은 텃밭을 꾸려 온 가족이 소소하게 먹을 만큼 작물을 기르는데
며칠 전 씨앗을 뿌려 싹이 트기만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늦은 파종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여린 잎 상추 겉절이를 덜 먹게 될까 여간 급한 게 아니었습니다.
분명한 4월이었습니다.
봄을 알리는 매화와 개나리가 그리도 활짝 피어나 연둣빛으로 물들고 있었는데 말이죠.
그런데도 눈송이가 날리며 찬바람을 몰고 달아나더랍니다.
그게 퍽 우습게도 인생 같다 느꼈습니다.
이번에 제가 뿌린 씨앗은 싹을 틔울까요?
아니면 냉해를 입어 그대로 까무룩 잠에 들고 말까요.
다만 하나 확실한 건 텃밭이 그대로 비어있진 않으리라는 겁니다.
우리 내 인생도 그런 것 같습니다.
예상치 못한 역경을 마주하고 그만 싹을 틔우지 못하더라도
새로이 씨앗을 뿌려 새로운 싹을 기다리면 그만이고,
그 역경을 견뎌내고 뿌리를 내리게 된다면 우직한 작물을 키워나가면 그만입니다.
작은 제 농장이 망한 것 같다가도 새로운 작물을 키울 기회를 얻게 된 걸지도 모르는 것처럼 말이에요.
지금은 그저 자연과 씨앗의 의지에 맡길 뿐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싹이 틀지 벌써부터 두근대며 기다려지는 월요일이네요.
이번 주간도 함께 힘내며 살아가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