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은 거절로, 하남자가 되지 말라
며칠 전 평소와 같은 하루였다.
평소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내가 좋아하는 옷을 입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나왔던 것 정도일 것이다.
그때 한 남성이 나에게 다가왔다.
귀에 노이즈 캔슬링이 켜진 이어폰을 꽂고 있었지만 재빨리 귀에서 빼냈다.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돕고 싶었다.
그런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의외의 말이었다.
"저, 직장인이세요?"
근처에 학원가가 많았고 사무실도 꽤 많은 동네였기 때문에 그 질문을 이해하면서도 죄송했다.
직장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에게 도움을 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개를 가로저으며 직장인이 아니라 죄송하다 했지만 뒤 이어 나오는 말은 더 의외였다.
"에? 직장인이 아니라고? 그럴 리가 없는데"
"그럼 뭐 학생이세요?"
"아 그럼 몇 학년이신데"
숱한 사이비 경험과 연애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번호를 따고 있다는 걸 직감했다.
하지만 그의 매너를 정말 놀라울 정도로 터무니 없었다.
순식간에 나를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만들었는가 하면,
도움에 응하려는 나의 호의를 순식간에 무력하게 만드는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어느 한 글에서 픽업 아티스트들이 100명에게 번호 따기,
이런 이상한 목표를 주고 그로 인해 자신감을 가지라고 부추긴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아마 그의 일부이지 않았을까 짐작되지만 여기서 가장 문제는 번호 따는 행위가 아니라 매너다, 매너.
여성은 대체로 매몰찬 거절을 선호하지 않는다.
꼭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여성이 공감을 잘하는 비율이 높다.
때문에 자신이 매몰찬 거절을 당할 때의 기분을 알고 있기 때문일까?
유하게 돌려서 거절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가령 미팅이나, 선, 번호 따기를 거절할 때
"제가 남자친구가 있어서요.."
"저랑은 인연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연애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네요"와 같은 말을 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이걸 가능성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면 강력하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정말 낮은 확률로 가능은 할 수도 있다, 가능은.
그런데 데게 거절을 하는 이유는 당신의 외적인 모습, 습관, 인성 등 어느 곳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다.
그걸 말하지 않는 것은 당신에 대한 예우를 지키는 것이다.
또, 자신이 모를, 누군가는 알아봐 줄 장점을 알고 있기에 배려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유한 거절을 뚫고 계속해서 요청할 경우 돌아오는 것은 객관적인 거절 사유다.
그런데 더 최악인 점은, 당신의 그러한 요청으로 구질구질한 모습까지 당신의 단점에 들어갈 것이고 자신의 거절에 확신을 준다는 점이다.
가령 그저 뭔가 대화 소재가 맞지 않아 거절한 여성이 있다고 하자.
그런 여성에게 거절했는데도 불구하고 남성이 계속해서 애프터를 요청을 한다면,
당신은 자신과 잘 안 맞는 사람에서 자신과 잘 안 맞는 데다 자신을 무시하고 질척거리는 존재로 전락한다.
평가가 더 최악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거절을 거절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사실 비단 연애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비즈니스, 친구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당신이 계속해서 애프터를 요청하는 이유가 분명하듯 상대가 계속해서 거절하는 데도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간혹 바뀐다고 해서 그것이 당신이 매달릴 동아줄은 아니다.
그건 당신에 대한 평가와 호감이 바뀌는 것이 아닌, 그저 그 사람의 온전한 호의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당신에 대한 평가가 바뀌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평생 후회할 거 같은 단 한 번의 기회라면
번호와 함께 당신의 진심이 담긴 쪽지를 남겨라.
오히려 그 편이 당신의 진심과 설렘을 알아차릴 수 있는 방법일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