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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리터리맘 Jan 25. 2021

한 글자 한 글자가 다르게 보인다

(글쓰기를 시작한 후 달라진 나)

글쓰기를 시작한 후 독서를 하며 달라진 나를 느낀다. 예전에는 책 내용을 이해하고 기억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지금은 한 글자 한 글자, 한 문장의 의미와 길이, 문맥 등이 눈에 들어온다. 아는 만큼 보이고, 관심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최근 직장에서 자기 계발을 위한 자격증 취득을 권장하여 대형면허와 지게차 운전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했다. 지금껏 살면서 단 한 번도 관심 갖지 않았던 분야였는데 대형면허 시험 준비를 할 때는 시내에 돌아다니는 버스의 운행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 저 기사님 커브길을 저렇게 운전하시면 위험한데, 그렇지 저 정도의 도로에서 주행을 하려면 저렇게 하는 게 최선이지’라고 혼잣말을 되뇌는 나를 보았다. 


지게차 자격증 준비를 할 때는 집으로 가는 길에 항상 지나치던 길가에 중장비 가게가 그렇게 많았는지, 지게차를 이용해 일을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사람의 관찰력과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어 관심 있는 것을 선택적으로 볼 수 있다고 하던데 관심이 생기니 정말 그것들이 눈에 들어오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내가 작가가 되겠다는 큰 꿈을 꾸면서 나를 둘러싼 것들과 자연현상까지 어떤 한 가지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글쓰기의 소재로 만들어봐야지 생각한다. 어떻게 써야 할까를 고민하면서 행복감을 느낀다. 왜냐하면 나는 정해진 시간에 탈고를 해야 하는 작가가 아니어서 시간에  쫓기는 것도 아니고, 한 번에 완벽하게 잘 써야 한다고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도 없지 않은가


나는 내 마음대로 내가 쓰고 싶을 때 내가 쓰고 싶은 주제로 그냥 쓰면 되니까. 이것도 분명히 행복이다. 

이렇게 하나둘씩 한참 모자란 듯 쓰인 것들이지만 다듬고 다듬어져 책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지금 나는 애기들을 만나러 가는 중이고 운전석에 앉은 남편 옆에서 나는 출발 전 내려온 커피를 마시며 몇 년 전 무슨 이유로 샀는지 기억도 없는 블루투스 키보드와 핸드폰을 연결해 서툰 글쓰기를 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참 많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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