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밀리터리맘 Sep 28. 2021

몸은 조금씩 멀어져도, 마음은 점점 가까워져

나의 소중한 부하를 떠나보내며

오늘 또 평범한 일상이라 생각했던 한 사람이 떠났다 

매일 아침 자연스럽게 눈을 맞출 수 있던 사람인데

이제는 애써 찾아가야 볼 수 있는 곳으로 가버렸다

직업상 자연스러운 이별이고 의도적으로 만든 거리는 아니지만 서운한 건 어쩔수 없


사람과의 관계의 깊이를 딱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들다

 함께 한 시간과  그 사람과의 거리를 판단할 수가 없다

누군가는 긴 시간을 함께 지내도 멀게 느껴지지만

어떤 누군가는 잠깐이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 한 듯 하


돌이켜보면 나에게 꼭 필요한 순간에 찾아온 사람이었다

신분의 높고 낮음, 나이의 적고 많음을 떠나

나의 부족함을 채우고도 남을 귀인 그 자체였


살면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무한 능력의 소유자

 앞으로도 비슷한 사람조차도 없을 것 같은 확신을 주는

그런 사람


물론 사회가 만든 직급에서는 나의 아래에 있었지만

모르긴 몰라도 분명히 나보다 몇배는 더 고단수의 사람이다

 

항상 하이톤의 목소리로 에너지가 넘쳐보이고,

다른 누군가를 챙겨주기위해 하이에나처럼 주변을 살피고,  

덩치에 맞지 않게 정이 많아 눈물도 많은,


더욱 놀라운 것은 남다른 감성과 재능으로

독서와 음악을 좋아하고 노래부르기는 선수급인데다

좀 어설프지만 글쓰기도 즐기는 그런 사람


이렇게 보면 거의 완벽하다 싶을 테지만

놀라기는 이르다. 외모 또 둘째가라면 서러우니까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건 위에 나열한 것들이 아니다

그건 바로 베풀고 나누는 즐거움을 알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받는 것을 좋아하는 보통사람들은

죽음이 임박해서도 깨닫지 못하는 인생의 깊은 진리 중 하나인데..


난 항상 신은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해왔는데

나의 그 믿음을 더욱 확고히 해주는 그런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 오늘 이곳을 떠나간 사람이다


지금 멀어진 거리와 위치를 만드는데  

나도 조금은 관여를 하였지만

앞으로 그에게 펼쳐질 삶이 너무나 기대된다


조금 더 인생을 살아본 나로서는

앞으로 겪어야 할 그의 시련과 아픔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시간이 흘러보면 그 시간들로 인해 단단해지고

변해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피하지 말고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도 알게된다


나의 무속인에 가까운 예지력으로 확언하건

그 사람은 누구보다 높은 곳으로 가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감동을 주고 받으며

살 것이다


이건 어떤 상황에서도 꼭 이루어 질 예언이니까

믿고 열심히 앞만 보고 살아가길..


눈에 보이진 않지만 항상 걱정하고 염려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의 기도가 하늘에 닿아 그의 삶을 완성해가는데

작은 도움이 될 것이라 믿으며 오늘도 기도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회용 여과지를 재활용하는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