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온도

by 석린

대학도서관에서 일을 다시 시작한 지 두 달이 넘었다.

처음에는 어떠한 일이든 일을 처음 다시 시작할 때 그렇듯 일을 익히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일이 웬만큼 익숙해지다 보니 이젠 좀 많이 편해졌다.


내가 처음에 대학도서관에서 일을 했을 때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젊은이들의 기운이었다.

하지만 또 다른 점은 아마 그땐 30대 중반 언저리였어서 어떻게 어린 학생들 틈에서 비벼볼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빼박 40대에 가까운 나이라 아무리 옷을 젊게 입었어도 왠지 캠퍼스를 거니는 젊은이들 틈에서 혼자 진지빠는 모양새 같다는 마음이 강력히 든다는 것


그리고 대체적으로 대학도서관 계약직들은 연령대도 어리다.

대학을 막 졸업한 20대들 그리고 많아야 30 초반일 그들을 보면 진짜 학생인지 직원인지 분간이 안 가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공공도서관에 있을 때는 계약직들이 연령대가 확 올라가서 그때 분위기와 여기서의 분위기는 완전 딴 판이다.


예전에 살던 동네 근처 도서관에서 일할 때는 그 동네 특성상 사서자격증을 필수가 아닌 우대로 사람을 뽑는 바람에 도서관에 주부들로 가득했을 때가 있더랬다.


그때는 34세인 내가 도서관에서 두 번째로 막내였다.

평균 40대 50대분들도 계셨던 곳이라 나는 항상 그 도서관에서 젊은 선생님으로 불렸다.

작은 글씨들을 읽을 때면 아 노안이라 눈이 잘 안 보여서 이것 좀 읽어 줘~ 역시 OO쌤은 젊네~ 라며 그것들은 항상 내 차지가 되었다.


사실 그 당시에는 전공자로서 그런 일터에서 일하는 게 자존심 상하는 터라 꽤나 부정적인 시선으로 일을 하긴 했지만 다년간의 업무 경력을 통해 가끔 그 시절이 생각날 때가 있다.


그렇다. 인간은 기억은 미화되기 마련이다.


그때 나의 엄마보다도 연세가 드신 분이 야간에 일하셨는데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날 떨어진 벚꽃 가지를 들고 ㅇㅇ쌤 이거 냄새 좀 맡아봐~ 하며 건네던 분 비록 연세가 있으셔서 간단한 거 의외에는 금방 잊어먹으시고 그래서 거의 같이 근무하는 내가 계속 커버해야 했지만..

그때의 그 사람들이 가끔은 기억이 난다.


무슨 동네 사랑방처럼 아주머니들이 음식들을 싸와서 야간에 일할 때나 쉬는 시간에 나눠주고 같이 먹고 티타임 하고 그랬던 그 시간들 그때는 어색하고 불편할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정이 넘치던 도서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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