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휴대폰에 저장된 이름 마이맘[나의 엄마] 하늘이 이어준 인연 엄마와 딸사이, 우린 천륜으로 맺어진 깊고 애틋한 가끔은 너무 편해서 서로에게 섭섭함과 상처가 사랑과 소중함이 함께 공존하는 사이, 우리 둘 사이가 바로 그런 사이다. 세상 어떤 사이와도 비교할 수 없는 끈끈한 모녀사이
내겐 엄마라는 단어는 소중하면서 애틋하고 편안하면서 복잡 미묘하다. 59년생 우리 엄마, 베이비붐세대 우리 엄마, 호기심 많고 용감하시고 부지런하고 삶에 대한 애정이 많으신 우리 엄마 엄마는 깊고 깊은 산골짜기 시골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5남 2녀 중 다섯째 먹을 것이 소중했던 그 시절 1960년대 지독하게 못살았던 그 시절 집집마다 먹을 것이 없어 들로 산으로 돌아다니며 나물이며 열매며 뿌리며 먹을 수 있는 건 부지런히 캐다먹었다던 그 시절, 지금 시대에는 꿈도 꾸지 못할 일들이었다. 그래서 더 식물에 대한 식자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가 보다. 엄마랑 등산을 갈 때면 엄마는 식물박사님으로 변신하신다. 모르시는 풀이 없고 모르시는 나무, 열매가 없다. 봄에는 노란 산수유꽃과 우아한 목련나무 꽃을 시작으로 여름에는 빨간 배롱나무꽃 그리고 가을에는 참나무 아래 우수수 떨어진 도토리열매에 관한 엄마의 추억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엄마의 어린 시절여행 속으로 빠져들었다. 엄마의 삶은 식물과 늘 함께 셨다. 식물이 주는 포근함 상쾌함 그 모든 긍정적인 기운들이 모여 우리 삶 속에 자리 잡고 있음을 느낀다.
결혼 전 부모님과 함께 제주도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다. 제주도 구석구석 좋은 곳 모시고 다니며 제주를 온몸으로 경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마지막일정으로 엄마 친구댁에 잠시 들렸는데 엄마가 친구분과 함께 소쿠리하나 챙겨 나가시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돌아오셨다. 엄마 양손에는 고사리가 가득 담긴 소쿠리를 들고 계셨다. 제주의 5월 고사리가 들판에 지천으로 널린 계절, 엄마는 여행의 마무리를 고사리와 함께 하셨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엄마에게 여쭤보니 이번여행의 가장 큰 재미는 단연! 고사리라고 하셨다. 생각지도 못한 고사리 덕분에 그때 그 여행의 재미가 몇 배는 더 해졌던 기억이 난다. 나는 아직도 그때 그 고사리에게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 우리 엄마 기쁘게 해 줘서 고마워 고사리야 통통하고 쫄깃한 제주표 고사리는 한동안 우리 집 식탁에 올라 우리 가족의 기쁨이 되어주었다. 가끔 제주도를 갈 때면 그때 그 들판에 널려있던 고사리가 생각나면서 내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어느 가을 내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던 우리 아기, 엄마는 임신 중인 나를 자주 친정으로 부르셨다. 영양 가득 집밥도 해주시고 함께 숲 속산책도 하며 나와 뱃속의 손주를 사랑으로 돌봐주셨다. 뒷산 숲 속 길을 걸을 때면 지천에 널려있던 도토리, 수북이 쌓인 도토리 요즘 다람쥐는 도토리 안 먹나? 토토리구경도 하고 숲 속냄새 실컷 맡으며 오감만족 태교하던 그때가 생각난다. 태교의 신비로움일까? 태어난 우리 아이는 숲 속길 걸으며 나무도 안아보고 강아지풀도 만져보고 민들레 꽃씨도 불어보며 자연과 함께 노는 걸 좋아한다. 특히 외할머니와 함께 숲 속에서 노는걸 참 좋아한다. 임신 중 함께했던 엄마와 나의 추억이 지나고 보니 둘이 아닌 우리 아이까지 함께한 셋의 추억이었다.
사랑하는 나의 엄마 마이맘 엄마의 삶 속에서 닮아가는 나, 엄마의 딸로 태어나 엄마의 삶을 보고 배우며 닮아가는 나의 삶이 좋고 감사하다. 엄마는 오늘도 엄마의 텃밭에 나가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애정으로 가꾸신다. 그리고 그 사랑의 열매를 우리에게 나눠주신다. 사랑으로 자란 열매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더욱더 건강하고 튼튼하게 해 줄 것을 믿는다. 감사합니다 나의 엄마 사랑합니다 마이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