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 까치와 전봇대

* 까치와 전봇대 *



까치는 오늘도 집을 짓기 위해 나뭇가지를 물고 전봇대로 날아옵니다. 전봇대는 인상을 팍팍 씁니다.

“야, 너 왜 또 왔니! 저번에 네 집 부순다고 사람들이 사다리차 타고 올라오고 내려가고 야단법석인 바람에 난 몸살이 났단 말이야. 왜 또 왔어?”

“미안, 하지만 네 몸 아니면 내가 집 지을 곳이 없단 말이야.”

“저기 저 나무에 지으면 안 돼?” 하며 전봇대는 저보다 키 작은 나무를 가리킵니다.


“미안, 정말 미안하지만 난 저렇게 낮은 나무는 안 돼.”

“그럼 저 나무에 지으면 되잖아.” 하고 이번에는 키는 크지만 두께가 가는 나무를 가리킵니다.

“저 나무도 안 돼.”

“이 나무도 안 되고 저 나무도 안 되고… 도대체 저 나무가 안 되는 이유는 또 뭐야?”

“네 몸에 집 짓는 나를 나무라기보다 우리가 나무에 집 짓지 못하게 만든 사람들을 원망해야 해.”


“아니 왜?”

“사람들은 말이야, 자기들 마음대로 좋고 나쁨을 판단해. 상대의 마음과는 아무 관계없이.”

“네가 한때 사람들의 칭찬을 받고 살았던 그 시절 말이니? 네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하여 다들 반겼던 그 시절 말이야?”

“그래, 나는 다른 새들과는 달리 늘 보던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능력이 있거든. 그래서 마을사람들을 보면 소리를 안 내지만 낯선 사람이 마을에 들어서면 경계의 소리를 내거든. 그러니 내가 울면 낯선 사람, 즉 쉬 올 수 없었던 반가운 손님이 찾아온다고 여겼던 거지.”


“알아. 그러니 네 말은 너를 좋아한 것도 사람들의 마음이고, 내 몸에 집을 짓는 바람에 전기 사고를 많이 일으켜 미워하는 것도 사람들의 마음이란 말이니?”

“맞아. 사람들은 자기 입맛대로 판단하는 걸 좋아해. 언제는 나만 보면 손을 흔들더니만 이제는 우리 집을 보는 대로 박살내는 건 물론 총까지 쏘아 죽이려 들잖아.”


“으음 네 말도 일리가 있다만 … 참 넌 왜 내 몸이 아니면 집을 지을 수 없다는 거니?”

“내가 한 번에 물고 오는 나뭇가지의 무게가 많을 때는 1.5킬로그램이나 되고, 완성된 집의 무게는 그보다 열 배 이상이 될 때가 많아. 그러니 아무 나무에 지을 수 없어. 적어도 그 무게를 견뎌야 할 만큼 큰 나무가 아니면 안 되거든.”


“그럼 키 작아도 튼튼한 나무면 되잖아.”

“우리에게 송골매와 황조롱이 같은 천적도 무섭지만 사실 가장 무서운 건 구렁이야. 녀석들이 올라와 알이나 어린 새끼들을 잡아먹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 그래서 우린 가능한 높은 곳에 지을 수밖에 없어. 예전에는 우리가 집을 지을 수 있는 나무가 참 많았지. 너 같은 전봇대가 아니더라도 말이야. 하지만 큰 참감나무가 오래 돼 죽으면 다음에도 그런 참감나무를 심어야 하는데 다들 키 작은 단감나무만 심잖아. 그런 식으로 자꾸 나무를 개량해 작게만 만드니 내가 집 지을 곳이 없어. 그러니 어떻게 해, 방법이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