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걸 알아버린 사람들의 눈빛에 대하여
어제 내 수강생 중 한 명이 내게 물었다.
"삥이님은 '돈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건 뭐라고 생각하세요?"
단순한 물음이었지만,
대답은 평생을 고민해도 내놓지 못할 수도 있는 깊이인 것을 알기에 대답이 쉽진 않았으나,
외려 대답은 쉬웠다.
"돈보다 중요한 것"
그게 뭔가요?
대답해 보시죠, 뻔하지 않게. (훗)
그렇게 묻는 사람들의 눈은 대개 반쯤 말라 있다.
누군가는 현실 감각이 없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철이 없다고 한다.
나는 그 말이 듣기 싫었다.
그래서 '철'을 먹었다.
철학(Philosophy)을.
내가 돈보다 중요하다고 믿는 건 '말'이었다.
언어, 표현, 고백, 기억, 약속.
이 모든 건 결국 '말'이다.
그 말들이 모여 나를 이루고,
그 이를 사랑하게 만들고,
결국 우리를 잊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말'을 쓰기 위해선 전기세가 필요하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있으니 젠장...힝..)
돈은 힘이고, 존엄을 지키는 방패다.
그 방패를 들고 누군가의 칼을 막아내지도 않는다.
돈은 시작과 끝이 아닌 '도구'일뿐,
조금 더 근원을 파고 들어가다 보면 '기억'이 있고,
'손잡아 준 사람들'이 있고,
'지켜야 하는 얼굴들'이 있었다.
누가 그러더군,
삥이, 사랑을 너무 많이 주지 마. 당신의 월세는 사랑으로 안 내지잖아.
하여 내가 그랬지.
하지만, 사랑 없인 나는 이 월세방에서 버틸 수 없는 걸ㅠㅠ?
돈보다 중요한 것.
결국은 '말'이고 그 말의 머묾엔 사람의 흔적이 있다.
"사랑해"라는 말은 내게 어려운 말은 아니며,
그렇다고 내가 혓바닥이 가벼워 내뱉는 경박도 아니다.
돈보다 중요한 '말'을 건넨 자가
내 삶에 있었다는 것은 그 어떤 수표보다 묵직했으며, 그것만으로도 나는 오늘도 이렇게 글을 쓴다.
돈이 있건 없건,
내가 남기고 싶은 건 오직 기억.
그리고, 그 기억 안에 오래 머물러줄 말 한마디.
머묾이다.
- 통장 잔고보다 더 깊은 마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