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밤 열시 침실에서 아이와 함께 누워 잠에 들기 전 시시콜콜한 스몰 토크를 즐긴다.
"아빠 마멘키사우르스는 목이 18m야."
"맞아맞아 진짜 길지"
"응. 몸 길이는 30m야. 마멘키 아기는 나보다 커? 아빠보다도 더 커?"
"글쎄. 아빠만하지 않을까? 아기라도?"
"아빠 몇 미터야?"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마저 키 블러핑을 하고 만다.
"아빠는 1m 75cm이지."
사실 내 키는 172cm인데, 그 찰나에 아들이 유치원에서 아빠 키를 말하고 다니다가 다른 아빠들보다 작음을 알고 괜히 기 죽을까봐 조금 올렸다..
그래.. 이것조차 비겁한 변명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친구들에게나 많이 들었던 질문을 아들이 내게 한다.
"아니아니, 아빠 솔직히 몇 미터야?"
"어?" 껄껄껄 웃음이 터진다.
아이가 솔직히라는 말의 의미를 알고 쓴 것인가?
엄마가 내 키를 말해줬준 적이 있나?
아니면 아이 눈에도 그 정도는 안 되어 보이나?
여러 생각이 빠르게 지나가다 혼자 결론을 짓는다.
'우리 아들이 아빠를 의심하고 솔직히라는 단어를 쓸 리 없어. m와 cm 같이 쓰니 헷갈리나 보다.'
그리고 나의 대답은 여전히 개선이 없다.
"어~ 아빠 2m보다는 작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