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우리의 시골에는 각각의 집마다 누렁이를 한 마리씩 키웠다. 그 개들은 복(伏) 날을 넘기는 것이 지상 최대의 목표이었을 거다.
복날이면 동네 아저씨들이 미리 점지해놓은 집의 개를 개울가로 데리고 와 나무에 목을 매달았다.
그리고는 몽둥이로 살아있는 개를 두들겨 패기 시작한다.
눈은 핏줄이 터져 눈알이 붉게 변하면서 몽둥이로 맞은 자리의 털이 뽑히고, 가죽이 찢기고 살점이 떨어져 나간다.
개가 죽을 때만을 기다리며, 아랫동네 과부 험담으로 시시덕거리던 누렁이 주인은, 쇠 파이프를 구해와서는 숨까지 헐떡이면서 자기가 기르던 개를 패기 시작한다.
본인이 시범을 보인다며...
가느다란 목숨이 겨우 붙어있던 누렁이는 죽음의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간신이 목줄이 풀려 탈출에 성공해서 사력을 다해 도망쳐 개울 건너까지 당도했다.
주인은 개울 건너편을 향해 가식적인 목소리로 누렁이를 다시 부른다. 너무나도 불쌍하고 바보 같은 누렁이는 꼬리를 흔들면서 개울을 건너 자신을 죽음의 고통으로 밀어 넣었던 주인에게 돌아가 주인의 손아귀에 다시 잡히게 된다.
그 누렁이는 매달렸던 나무에 또다시 매달려 매질을 더 당하거나, 목숨이 붙어있는 채로 토치 불꽃에 그을려 고통 속에서 견생을 마감한다.
구한말 일본과의 불평등 조약에 서명하며 나라를 팔아먹었던 일부 고위층 매국노와는 또 다른 일제 강점기 하의 조무래기 친일파의 행적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알아서 기(伏)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 조무래기 친일파들은 입법, 사법, 행정 등 모든 분야에 본인의 직분에 충실하다는 것을 명분 삼아 일을 했다. 단지, 정권을 잡은 세력의 심기에 맞추어 '알아서 기는'...
대법원은 사실 확인도 안 된 표창장 위조건을 유죄 판결을 함으로써, 21세기에 어울리지 않는 사법살인을 저질렀다. 대학총장이라는 작자도 그 결정에 따라 자신의 직분에 어울리게 업무를 처리했다. 정권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 알아서 기는 개처럼...
아직, 복날도 오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기는 개들이 대한민국에는 왜 이다지도 많은지 이해 못 할 노릇이다.
'내가 정권을 잡으면 아래에서 다 해준다' 던 쥴리 여사님의 망발이 돋보이는 시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