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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원 Mar 16. 2023

통탄(痛歎)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기억 때문에 살아남았다.

먼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았던 DNA에 새겨진 기억뿐만 아니라, 축적된 단기간의 기억도 생명체들의 생존 비결을 후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식물과 동물을 구분하지 않는 절대 진리 같은 거다.

 인간의 문명 또한 기억과 기록의 산물이다 경험으로 체득한 사실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기록함으로써 미래를 설계하거나 예측했다.


 인간이 다른 짐승과 구분될 수 있다면...

단 하나, 그 기억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사실이다.  인간이 멸종하지 않고 살 수 있었던 것은 생존의 비결이 그림이나 문자, 또는 춤이나 노래로도 기록되어 후세에 전달 되었기 때문 이었다. 그것이 모여 역사가 되고 전통이 되었다.

 한 개인의 소소한 경험과 기억이 모이고 축적되어 한 종족의 신화와 역사가 되고, 민족의 전통이 됐다.

 그렇게 만들어진 역사를 실마리 삼아 우리 조상은 민족이 가야 할 길, 가지 말아야 할 길을 후손에게 가르쳤다.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짐승들이 자신들의 후손에게 역사를 그렇게 가르쳤다는 얘기는 내 평생 들어보지 못했다.

 그러나 역사를 글로서 기록하지 못하는 개, 돼지 조차도 고통의 경험은 기억에 남아 또다시 반복하지 않으려 애를 쓴다.


 인간이 역사를 배우는 것은 반복되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함이다. 이것은 곧 인간의 생존에 관계된 일이며, 자신들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민족이 당한 수모의 피해자들이 아직도 버젓이 생존함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팔아먹는 역적질을 하는 놈이 대통령을 하고 있으니, 내 마음이 통탄(痛歎)함을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이자는 법전을 머리에 채우느라 역사를 배우지 못하였다. 그로 인한 역사의식(歷史意識)의 부재를 인정해 줄지라도,  바로 엊그제 우리 민족이 당한 치욕을 기억조차 못하는 무뇌아란 말인가?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함부로 입을 놀리지 않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생각할 줄 아는 인간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일임에도 개, 돼지 같은 언행을 일삼는 이 인간의 머리를 뽀개서 뇌 구조를 분석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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