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을 지키는 사람들의 소중함
사람의 감정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누군가를 배려하고 이해하려 애쓰는
일은 때론 마음의 자원을 고갈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바깥세상에서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안에서는 못난 사람이
되어야 할 때가 있다. 밖에서 소진된
에너지를 가장 가까운 사람 앞에서
충전하곤 한다. 익숙하고 편한 사람
앞에서 우리는 무방비해지고 가끔은
그 무방비한 모습으로 상처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문득 이런 의문이 들기도 한다.
정말 그게 옳은 일일까?
정말 가까운 사람에게 못난
내가 되어도 괜찮은 걸까?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 애쓰는 동안
정작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무심하거나
거칠게 대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가까울수록, 익숙할수록,
우리는 자주 잊는다.
소중한 존재일수록 더 섬세하게
대해야 한다는 당연한 진실을....
누군가는 말한다.
가장 가까운 사람 앞에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있어도 괜찮다고... 하지만 그
'있는 그대로'라는 말이 상대를 배려하지
않아도 되는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부드러운 말투를
써야 하고, 더 자주 고맙다고 말해야 하며,
더 조심스럽게 감정을 나누어야 한다.
그 믿음과 안도 속에 무심함이 들어서지
않도록, 그 익숙함 속에 상처가 쌓이지
않도록...
사람의 감정은 충전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충전이 누군가의 마음을 고단하게
만든다면 그건 결코 온전한 회복이라
말할 수 없다. 서로의 못남을 받아들이는
사이에도 애정과 존중은 늘 깔려 있어야 한다.
소중함이 내 못남을 허용하는 면허증이
되어선 안 된다. 오히려 그 소중함이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이끌어야 한다.
가까운 이에게 더 좋은 내가 되려고
애쓰는 그 마음이 결국 나를 더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어간다.
세상에 지쳤을 땐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
힘이 들 때 잠시 기대어도 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그리고 나도 그런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고 싶다.
마음을 주고받는 일은 늘 섬세하다. 그래서
사랑은 조용하고, 따뜻한 방식으로 지켜내야
한다. 멀리 있는 누군가에게 보이는 친절보다
가까운 사람에게 내미는 다정함이 결국
내 삶의 온도를 결정한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
그 소중함을 잊지 않기로 한다.
그 사람 앞에서 가장 못난 내가 되지 않기
위해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