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 대해 생각한 새벽

by 맥키아



요즘 부쩍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한 사람을 오래 알아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완전히 알 수 없는
순간이 있다. 때로는 그런 일이 싫고
또 때로는 괜찮다. 아니, 대부분은
그냥 그러려니 한다.

예전에는 그런 거리감이 싫었다.
무언가 가까워진다는 건 결국 하나가
되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 사람의
기분을 내가 읽어야 할 것 같고 나도
내 마음을 들켜야 할 것 같고...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가까워지되 하나가 되려 하지는 않는다.
그건 오히려 관계를 망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잃고 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

관계는 이어지는 것이다.

마치 얇은 실처럼 나와 너를 연결하는
어떤 선... 그 실은 조심스럽다. 너무
당기면 끊어지고 너무 놓으면 느슨해져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된다.

중요한 건 그 ‘적당함’을 감각으로
알아채는 일이다.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감각적으로는 알 수 있다.
"아, 지금은 조금 거리를 두는 게
좋겠구나" 하고...

사람은 사람을 가질 수 없다. 그런데도
종종 누군가를 ‘내 사람’이라 부르곤 한다.

사랑하니까...
함께 있으니까...
마음을 주었으니까...

이제와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가진 적
없는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며 아파한
적이 많았다. 실은 그 사람은 늘 그의
자리에서 있었을 뿐인데 내가 너무
가까이 가려 했던 건 아닐까...

예전에는 그게 무척이나 서운했다.

나만 애쓰는 것 같고...
나만 기다리는 것 같고...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멀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끝난 건 아니라는 걸 안다.
가까이 있어도 멀고... 멀리 있어도
이어진 관계가 분명 존재한다.

누구와도 완벽히 하나가 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는 데엔 용기가 필요하다.
서로가 서로의 세계를 존중하면서도
그 사이에 놓인 공간을 불안해하지
않을 줄 아는 어른스러움. 가깝다가도
멀어지고... 멀어졌다가도 어느 날 문득
다시 스치는 것. 그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걸 아는 것.

우리가 정말 붙잡아야 할 건 상대의
마음이 아니라 우리의 자세다.
실이 너무 팽팽하면 결국 끊어지고
너무 느슨하면 의미를 잃는다.

그래서 결국 관계는 당기지도 말고
놓지도 말아야 하는 절묘한 ‘느낌’이다.

누군가는 멀어지면 끝이라 말하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때로는
멀어짐 속에서도 깊어지는 연결이 있다.
때로는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진심이 있다.

지금도 나는 누군가와 얇은 실 하나로
이어져 있다. 그 실은 자주 보이지 않는다.
때로는 아예 끊어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문득 그 사람이 생각날 때, 가슴
한편에서 아주 작게 실이 떨리는 느낌이 든다.
아직 연결되어 있다는 신호다. 그럴 때면
굳이 무언가 하지 않아도 괜찮다. 말을
걸지 않아도 답장을 기다리지 않아도
그냥 마음 안에 조용히 두는 걸로 충분하다.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모든 관계는 흘러간다.

붙잡을 수는 없지만 느낄 수는 있다.

때로는 그 감각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된다. 그래서 이제는 애써
붙잡지 않는다. 놓치지도 않는다.
그냥 있는 그대로 두는 연습을 한다.
그게 내가 관계를 대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조용히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그저… 그냥… let it be.

#나의일기 #앤디스노트 #대방노트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