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을 위한 斷想. 5

- 중년의 글쓰기

by 둘리아빠




☞ 나의 복수는 소심했다...기껏 복수의 방법으로 생각해 낸 게 차에 펑크를 내거나 쇠못 같은 날카로운 것으로 차 표면을 긁어버리면 어떨까 하는 것인데, 블랙박스에 찍힐까 봐 시도하지도 못했다.


☞ 이 세상이 제대로 굴러간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은 별로 없다. 그런 면에서 보면 그는 참 모범적인 청년이다. 그는 이 세상이 안정되어 있으며, 더 이상 고치거나 변화의 필요성은 없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이 세상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게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고 상관하지 않았다.


☞ 세상을 향해 아무리 주먹을 날려봐야 네 팔만 아프다...주먹을 날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겟을 어디로 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그에게 세상은 맞서 싸워야 할 그 무엇이었다...세상은 자신을 보듬어 안으려 하지 않았다.


☞ 세월이 흐르면서 그만큼 몸은 낡아간다...낡아진 몸으로 마주하는 세상은 예전과 같지 않다.


☞ 세상의 먹이사슬 맨 밑바닥에서...


☞ 어느 정도 숨쉴 여유가 있어야 세상에 대고 불평을/삿대질을 할 수 있다.


☞ 세상은 가끔 ‘보이는 손’에 의해 움직이기도 한다. 이상한 것은 그 손의 주인들이 절대로 자기네 손이 아니라고 우긴다는 것이다.


☞ 사람들은 최대한 합리적으로 움직인다?...그렇게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사람들의 행동에는 모두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맹목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 그의 불행에 세상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 고 그는 생각하려고 애썼다...세상이 나의 행복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내 불행도 세상 탓이라고 할 수는 없다.


☞ 돈 몇 푼 주지 않는 곳이라 해도 직장이라는 끈이 떨어지는 순간, 그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다...교통사고를 당해 합의를 하더라도 그의 시간은 일용직 근로자 일당을 기준으로 하여 보상액이 계산된다.


☞ 사방이 온통 난리로 둘러싸인 세상...취업난, 주택난, 교통난, 의료대란, 유가대란, 범죄대란, 경제대란...


☞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아무리 비이성적이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도 자주 듣다보면 그런가보다 받아들인다.


☞ 이 나라에서 곱게 늙어갈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죽는 순간까지 굽은 허리와 떨리는 다리로 폐지 리어카를 끌어야 굶어 죽지 않는 노인들이 새벽부터 거리를 헤매고 있다.


☞ 노인 취업률이 최저라는 말의 의미...노인이 되어서도 일을 해야 한다는 관점에서는 부정적...노인이 되면 편히 노후를 즐겨야 한다는 관점에서는 긍정적...‘경제난 속에서 65세 이상 노인 취업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기자는 전자의 관점으로 노인 취업을 바라본다...정상적인 나라라면 ‘노인 취업률’이라는 말은 형용모순이다. 노인은 원래 취업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10세 미만 아동 취업률’이라는 단어가 이상하게 들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 약자가 자신의 바지춤을 내려 강자에게 엉덩이를 내보이는 모습?...문화적인 의미가 무엇일까?


☞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


☞ 사람들은 정직하고자 하는 본성이 있다. 이 본능을 어겨 거짓말을 하거나 거짓 행동을 해야 할 경우에는 갈등하고 괴로워한다.


☞ 허리케인의 피해는 대도시에 집중되었다.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기후변화 위기를 귀담아듣지 않은 도시들에 경고하기 위해 일부러 경로를 수정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허리케인 재앙과 관련하여 생각할 수 있는 ‘가짜뉴스’...피해 복구를 통한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허리케인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 이혼을 하고 나서 이름을 고친다?...화약 폭발 사고 후 그곳의 지명이 바뀐다?...뭔가 새로운 출발을 위해 명칭을 변경하는 행위에 대해...


☞ 영웅이 되려는 게 아니었다. 밥값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 답은 조작하면 쉽게 알 수 있지만 문제를 고치면 알아낼 방법이 없다... 답을 찾기 힘들면 질문을 바꿔라!


☞ 택배 물류센터 하루살이 직원이라면 굳이 자신을 고용한 사람이 누군인지 알 필요는 없다. 그저 일당이 통장으로 들어오면 끝난다...일용직 노동...노동의 유연성...하루 벌어 하루 먹는 삶...언제부터 그런 삶이 ‘일상’이 되었나?


☞ 세상에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한가?...왜 남의 생각에 내가 구속되어야 하는가?


☞ SNS를 통해 유권자의 감정을 조정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SNS에서의 정치 선동은 일상이 되었다. 이를 견제하려는 시도는 언론 탄압이라 매도되고,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우는 세력에 의해 무력화되었다. 사람들은 갈피를 못 잡고 뉴스의 홍수 속에 떠밀려 다녔다.






⁂ ⁂ 언어에서 형용사는 바나나 껍질 같은 것이다. - 클리프턴 패디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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