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을 위한 斷想.6

- 중년의 글쓰기

by 둘리아빠


☞ 어떤 주제든 미리 준비된 것처럼 술술 말을 잘하는 사람은 왠지 믿음이 안 간다...말은 가볍고 행동은 무겁다...말 잘하는 사람들을 마주하면 왠지 사기꾼을 대하는 것 같다.


☞ 예전에는 뉴스를 ‘의심할 수 없는 사실’로 인식했다. 지금은 ‘믿을 수 있는 사실’인지 고민한다.


☞ 자본주의가 왜 공산주의자들을 죽도록 미워하는 지 알아? 이념 때문에? 그런 고귀한 가치와는 상관없어. 공산주의자들이 지배하는 곳에는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물건을 팔 수 없기 때문이야. 세계 시장의 절반이 공산주의자들 때문에 사라져버린 거야. 에스키모인들에게 냉동고까지 팔아야 하는 자본주의자들 입장에서는 열불이 나지 않겠어?


☞ 내 명함이 ‘상품권’으로서의 기능을 겸한다면?...명함을 받은 사람이 희망할 경우 미리 약정된 체인점에서 명함을 제시하고 무료로 커피나 식사를 할 수 있다면?....명함이 자신의 인격을 나타내준다는 믿음을 갖고 유난히 고급스러운 명함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 호텔 로비의 휴지통에 버려진 자신의 명함을 보고, 명함을 버린 자를 찾기 위해 명함의 경로를 추적하는 자...명함에 일련번호를 기록하고 누구에게 주었는지 꼼꼼히 기록해두는 사람?


☞ 나는 내가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인지 자신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 수 없으니...내가 희망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엇비슷한, 평균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 그는 자신이 남들에 비해 더 관대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확인할 도리는 없다.


☞ 단어 하나에도 나름의 감정이 배어 있다. 긍정적 감정, 객관적 감정, 부정적 감정, 중립적 감정...가치판단이 개입된 단어를 사용하여 자신의 판단을 읽는 이에게 강요한다...문장에서 감정적인 언어들을 빼버리면 냉정한 글이 된다. 그런데 냉정하다는 것은 ‘감정’이 아닌가?...정말 냉정한 문장이군!


☞ 문장의 책임은 ‘주어’에게 있다?


☞ 당신이 누구인지는 관심이 없다. 다만, 사람들이 당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는지가 중요할 뿐이다.


☞ ‘설치가 완료되지 않았습니다. 설치를 취소하시겠습니까?' 귀찮아서 ’예‘를 클릭했다...뭔가 고민하는 듯 싶은 시간이 흘러간다...내부적으로 협의가 끝난 모양이다... ’이미 설치되었습니다. 한번 써보세요‘...이런 빌어먹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냥 컴퓨터의 선처만 바랄 뿐...


☞ 학교에서 중간고사 시험문제를 냈는데 문제 or 정답이 잘못되었다고 학원 선생이 그러더라고 학부모가 항의를 해온다면?... 학교에서 시험을 보면 시험문제를 학원 선생에게 보여주고 잘못된 곳은 없는지 ‘스캔’을 받는다?


☞ 돈이 많다는 게 어느 순간 능력이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자본주의 사회에서 재력은 곧 능력과 동의어다...성과에 따른 보상은 자본주의가 좋아하는 철학이다...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놈은 차별을 받아도 당연하다는 의식/이 사회에 생존할 가치가 없다는 의식...여기저기서 귀가 터지도록 듣다 보니 대부분 ‘그런가?’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다 이내 끄덕인다....‘종자돈’을 만드는 과정에는 비정상적인 특혜나 투기, 인맥, 상속, 사기 등이 수반된다. 종자돈 없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하기란 불가능하다...능력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태어날 때부터 주머니에 ‘종자돈’을 한 움큼 안고 태어난 이들이다...


☞ 그는 태어나는 순간 이미 스코어링 포지션인 2루에 있었다...모든 사람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스코어링 포지션에 있는 것은 아니다...


☞ 부하 직원에게 ‘무례하다’는 단어를 무심코 사용했다가 갑질 논란에 휘말린 상사...그의 사전에는 예의라는 단어가 없다. 당연히 그 반대 개념인 무례라는 단어가 듣는 이에게 불쾌감을 준다는 것도 알지 못한다.


☞ 주어가 없는 문장이 난무했다. 주어가 없으면 행위자가 사라지고, 의미도 불분명해진다. 쓰나마나한 문장이 된다.


☞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보는 어디서 얻었으며 누가, 무슨 의도로 제공해 준 것인가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 ⁂ 자신의 경험을 글로 옮겨 놓기보다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에 맞게 경험과 기억을 재편집하고 허구화해야만 리얼리티가 더 강렬해진다. - 이만교/글쓰기 공작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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