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의 글쓰기.
☞ 새벽 자살이 유행하고 있다/아침은 죽음과 함께 깨어났다. 시작은 단순했다. 새벽 세 시쯤, 대학 입시를 앞둔 남자 고등학생이 자신의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죽었다. 유서는 없었다. 몸뚱아리는 완전히 뭉개졌고, 경찰은 타살의 흔적은 없다며 자살로 처리했다. 입시 압박감을 견디지 못했다고 했다. 너무 흔하게 들이대는 자살의 사유라 사람들은 그런가 보다 했다...반복되면 무감각해진다!
☞ 대충 서른은 취업이라는 상품의 거래가 가능한 유통기한이라 할 수 있다...블라인드 채용으로 취업에 나이 제한이 없어졌지만, 유통기한이 불분명한 통조림을 신선식품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 취업을 위한 눈높이를 낮추라고? 한숨만 쉬지 말고 노가다라도 하라고? 나보고 비정규직이나 기간제 계약직이 되라고? 그래서 영원한 취업 준비생으로 세상을 살아 가라고?...누구 좋으라고 내가 그 짓을 해야 하지? ... 청년들에게 불안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기득권의 음모가 아닐까? 그들이 밥벌이에만 온통 신경을 쓰게 하고 정치나 사회문제 같은 더 중요한 현안에 관심을 가질 여력을 주지 않기 위해...
☞ 취업은 자신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증서다. 취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자신이 아무런 가치도 없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자신이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을 온전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는 동의하지 않은, 그들이 일방적으로 정해놓은 가치 기준이라고, 세상을 향해 종주먹이라도 들이대야 하지 않을까?...
☞ 사람들의 자존감은 대리석처럼 굳건하고 단단하지 않다. 자신의 존재증명이 힘든 사람들은 스스로 웅크려 남들의 시선을 피한다.
☞ 동물들만 사료를 먹는 게 아니다. 어떤 인간들은 음식 대신 사료를 먹으며 생존한다. 단순히 배고픔을 감추기 위한 식사...
☞ 내가 사회의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을 만큼 ‘충분히 가난’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 과정은 비루하고 까다롭다.
☞ 기본소득에 대한 찬반...취직을 하지 않아도 먹고 살만큼의 돈을 준다면 누가 일을 하려고 하느냐?...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준다고 노동 의욕이 꺾이지는 않는다...기본소득 때문에 사라질 노동 의욕이라면 없는 것만 못하지 않나?
☞ 어느 시대든 관료들/공무원들은 지배계급의 유지와 보호, 자신들의 안위에만 관심을 갖는다.
☞ 권력의 언어를 그대로 믿다니, 크게 되기는 글렀군...권력의 언어는 일단 의심하고, 그 행간에 담긴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지금은 총체적인 위기 국면이다’라는 말은, ‘누군가는 희생되어야 하는데 그게 당신들이다’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 그들은 매번 ‘위기’를 들먹였다. 그들의 눈에만 보이는 위기였다.
☞ 권력은 자신의 편의에 따라 순수함과 불순함을 재단한다.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으려면 권력의 재단한 ‘순수’의 영역에 속해야 한다.
☞ 권력이 강한 것은 상황을 정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들이 위기라고 하면, 대중이 아니라고 우겨도 위기 상황인 것이다.
☞ 민주주의를 말하면서 ‘갈등’을 부정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갈등은 민주주의와 분리할 수 없는 단어다...갈등을 해결하라고 정치인들을 뽑아 놓았는데, 그들은 갈등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본다....사회에 갈등이 없다면 정치인이 왜 필요한가?...
☞ 순수와 불순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그 판단은 누가 하는가?... 그들에게 판단 권한을 준 것은 누구인가?...그들의 행동은 순수한 의도로 포장되고, 상대의 행동은 불순한 무언가에 의해 유발되었다고 구분한다...누가 판단하는가, 누가 정하는가를 항상 염두에 두라.
☞ 사회에 갈등이 없기를 바라는 것은 사회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능력이 있거나 독재를 하겠다는 의미다... 갈등이 없는 사회는 치명적인 병을 숨기는 환자와 같다.
☞ 권력자들은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는 ‘근거 없는 소문’이라 매도하지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소문을 만들어 퍼뜨리기도 한다...소문이 조금이라도 힘을 얻는 사회는 믿음이나 신뢰가 결여된 불완전한 사회다.
☞ 이기주의는 상대의 정당한 권리를 깔아뭉갤 수 있는 편리한 단어다...사람들이 내 말을 잘 안 듣는가?(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가?)... 그들에게 이기주의라는 딱지를 붙여라.
☞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는 말은 법을 잘 아는 사람들만이 할 수 있다...
☞ 결혼의 조건으로 ‘낭만적 사랑’을 따지던 시대는 사라졌다...요새 사랑은 결혼의 부수적 조건이다...먹고 살 만해야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한다... 눈이 높아서 결혼하지 않는 게 아니라, 결혼해도 먹고 살 일이 막막해서 결혼하지 않는 것이다...과거 신분사회의 결혼은 얼추 비슷한 가족과의 ‘거래’였다. 지금은 그럭저럭 먹고 살 만한 직장을 가진 남녀끼리의 거래라고 할 수 있다...결혼율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다. 웬만한 경제적 여력이 있는 부류들은 여전히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며 산다...결혼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다.
⁂ 매일 아침 자리에 앉아 글을 쓰는 과정이 한 사람을 작가로 만든다. 이걸 해내지 못하는 사람은 아마추어로 남는다. - 제럴드 브레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