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에서 벗어나기 DAY26, 1인칭마음챙김 #봄맞이 #수저 #수건
계절이 바뀌니 마음도 절로 바뀌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왔다.
봄은 짧아서 찰나의 순간에 왔다 사라진다.
꽃구경 갈라고 정신차리면
항상 봄비가 내렸다.
꽃잎이 공중에 휘날렸고
내 마음도 모른채 바닥에 꽃들은 수북히 쌓여갔다.
꽃을 아직 보지도 못했는데 벌써 지는게 아쉽다.
그래도 꽃은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남긴채 진다.
그래서 올해는 아쉽지 않으려고 봄맞이를 일찍부터 준비하려고 한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개운하게 맞고 싶다.
겨울잠에서 나도 깨어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여본다.
제일 먼저 시작한 봄맞이는 따스한 봄햇살에
보송보송, 반짝반짝해지고 싶어
나를 닦이고 나를 먹이는 수건과 수저를 점검했다.
자세히 보니 수건은 올이 풀리고, 색이 바래고, 거칠거칠해져 있었다.
10년 가까이 내 몸을 닦이고 닦던 수건들에 쓰여진
글자들이 낯설고 어색하다.
기념품으로, 사은품으로 챙겼뒀던 수건들에
내 몸을 맡기자니 영 불편하다.
적어도 이번 봄에는 보송보송한 부드러운 수건으로
나를 닦이고 싶었다.
그래서 큰 마음 먹고 수건을 싹 새것으로 바꿨다.
그랬더니 샤워시간이 설레고 기대된다.
몸에 착 감기는 수건 생각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수저는 매일 나를 먹이고 먹인다.
그런데 플라스틱 손잡이, 갈라진 틈사이로 보이는 갈색 이물질이 마음에 걸린다.
언제부턴가 손으로 과일을 주워먹지 포크를 사용하지도 않았다.
이참에 낡고 짝짝이로 남겨진 수저들을 정리했다.
애틋한 나에게, 가족에게 좋은것만 입에 넣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식기류를 바꾸니
마음이 한결 편안하다.
보송보송 수건과 반짝반짝 수저들이 있는 곳.
나를 닦이고 나를 먹이는 곳.
화장실과 주방을 치워본다.
물곰팡이 생기지 않게
먼지쌓이도록 방치되지 않게.
이번 봄에는 봄햇살 맞으며
나를
정성스레 닦이고 먹이며 봄맞이를 할테다.